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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안보불안 우려를 불러온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히자 한나라당은 10일 “너무 감정적으로 명분에만 집착해 안보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노 대통령이 언론인터뷰를 빌어 작심한 듯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쏟아낸 것에 “소용돌이 정치를 시작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은 과연 사태를 냉철히 바라보고 먼 장래의 국가안보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걱정하는 대통령이 맞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신중하게 검토했다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작권 이양이 당장에도 좋거나, 2009년도 좋거나, 2012년도 좋다고 말할 만큼 주먹구구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당사국인 미국과 아무런 합의 없이 대통령이 먼저 불쑥 단정적인 발표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 외교이고 안보의 협상방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이 너무 감정적으로 명분에만 집착해 안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주독립 외교노선을 내세우고 시대에 역행해 청을 등지고 명과 친하게 지낸 조선조 인조의 자주국방의 결과는 어땠느냐”며 “삼전도의 굴욕으로 이어진 것을 노 대통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국민적 불안과 걱정을 일부 신문의 오도 때문이라고 역(逆) 오도하고 있다”며 “수백조원의 돈을 들여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만들어도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 등도 안보에 있어서는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자주국방은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 홀로 국방’을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 정세와 안보 상황을 전례 없이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점을 가볍게 보기 때문에 이런 구상을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갑자기 언론에 전작권 조기 환수를 주장한 것은 숨겨진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그동안 교육부총리 인사 문제로 온갖 비난을 한 몸에 받아온 노 대통령이 관심을 돌리고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서기 위해 소용돌이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조기 인수 관련 발언은 정략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너무 중차대하고 국민 안위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노 대통령은 중대한 국정 현안에 대해 홍수와 같은 많은 말을 쏟아 놓았다. 이런 대국민 메시지 전달 방법은 문제가 많다”며 “많은 현안에 대해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이 국민 앞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등장해 폭탄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정국안정의 중심축이 아니라 정국불안의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제어되지 않은 홍수와 같은 발언으로 인해 수재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