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뿐만 아니라 함께 일했던 참여정부 인사들에게조차 비판을 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측은해 하는 목소리가 열린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에서 나왔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1일 열린당이 잇따른 선거 패배로 위기에 처한 상황을 모면하고자 연일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자 이들을 ‘난파선 쥐떼’에 비유하며 “의리를 지켜라”고 쓴소리했다.

    주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엉겁결에 당선된 여당 의원들을 일명 ‘탄돌이’라고 한다”며 “얼떨결에 금배지를 단 탄돌이들이 탄핵역풍에 무임 승선해 배에 가득실린 달콤한 권력을 나눠먹을 땐 ‘우리 선장님’을 합창하더니, 이제 침몰 조짐이 보이자 너도나도 자기만 살자고 선장을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탄돌이들의 이런 ‘막 하자는 깽판’에 한숨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그는 “난파직전의 배에는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서는 모두 바다로 뛰어들어 쥐가 없다고 한다”며 “인간이 이런 쥐떼와 다른 점은 자신의 의지로서 배와 함께 끝까지 당당하게 운명을 맞이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우리 주변에는 인간적으로 이런 용기를 보여주기는커녕 난파선 쥐떼와 같이 행동하는 인간군상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며 노 대통령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열린당 의원들을 겨냥했다.

    그는 “조직이 붕괴되거나 흩어지려고 할때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사람을 보고 ‘난파선의 쥐 같다’는 비유도 있다. 이런 부류 사람들은 어떤 가치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안위만이 최우선이다”며 “탄돌이들이 그동안 노 대통령에게 그토록 ‘애정'을 보이다가 이제 와서 그 책임을 대통령에게 몽땅 떠넘기고 자신들만 빠져나가려는 것은 오로지 자기만 살자는 욕심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얼떨결에 17대 국회에 무임승차해 여당으로서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있던 지난 2년, 그 중독된 달콤함은 그들이 절대 놓치지 싫은 맛, 결코 벗기 싫은 황금 옷이 됐을 것”이라며 “탄돌이들의 행태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의리를 저버리고 주군의 등에 서슴없이 칼을 꽂는 비정한 인간군상의 야비함을 본다”고 혀를 찼다. 그는 “저만 살자고 추악하게 발버둥 칠 것이 아니라 멀쩡한 배를 난파 직전까지 함께 몰아온 자신들의 선장과 끝까지 당당하게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 그나마 탄핵의 역풍으로 무임승차해 달콤한 항해를 즐겼던 자신들만의 ‘화려한 날들’에 대한 최소한의 죄 갚음 아니겠느냐”고 의리를 지키라고 ‘훈계’했다.

    “기회주의적인 물러난 참여정부 인사들”

    주 의원은 2일에도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 출신 최근 노 대통령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낸 것에 대해서도 “기회주의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현직에 있을 때 자리를 걸고 충언해 문제를 개선하지 않고 자리를 물러나 뒤늦게 권부를 향해 손가락질 하는 것은 너무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인 처신”이라며 “노 대통령은 그나마 내 사람 챙기려는 의리라도 있지만 뒤늦게 비난 대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들에게서는 그런 인간미도 없는 셈”이라고 폄훼했다. 그는 “안에서는 ‘YES’, 밖에서는 ‘NO’외쳤다”고도 했다.

    그는 또 “언론비판 운동을 하며 대중적 인기를 구축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출신들, 진보언론을 자처하며 정권 비판에 앞장섰던 신문·방송사 출신들, 입만 열면 정권을 비판하던 일부 학자들은 포장된 개혁적 이미지를 자산으로 참여정부 요직에 두루 진출했다”며 “이들도 자리를 물러나면 ‘YES’만 외치던 입으로 ‘NO’를 부르짖으며 비판자로서의 인기를 노릴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양심과 지조가 있다면 이런 식의 기회주의적 처신은 참으로 비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