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내 다양한 정계개편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003년 새천년민주당 분당 사태 당시 소속 의원들에 대한 영입 가능성을 분류해 놓은 괴문서 수십장이 1일 국회에 배포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탈당파에 대한 검토대상자 명단’이란 이름의 괴문서는 분당 사태 당시 소속 의원들을 ‘순수신당파, 중도파, 당 사수파’로 나눈 뒤 순수신당파는 ‘영입완전배제’로, 중도파는 ‘영입선별검토’ 대상자로 분류해 놓았다. 문서는 국회 기자실 앞 보도자료를 올려놓는 곳에 놓여 있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배포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내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전제로 양당 통합론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어서 주목된다. 

    이 문서에서 ‘영입완전배제’로 분류된 ‘순수신당파’에는 열린당 김원기 신기남 임채정 이강래 이해찬 이미경 이종걸 정대철 정세균 천정배 의원 등 25명이 포함돼 있다. 문서는 ‘영입선별검토’ 대상자인 ‘중도파’ 57명은 ▲신당추진모임에 가입하고 분열 없는 통합신당에도 서명한 의원(29명) ▲분별없는 통합신당에만 가입한 의원(23명) ▲모임이나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중도의원(5명)’으로 세세하게 구분했다.

    또한 ‘당 사수파’에 해당되는 18명도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14명) ▲분열없는 통합신당에도 서명한 정통모임의원(2명) ▲정통모임에 가입하지 않은 사수파 의원(2명)으로 나눴다. 문서는 맨 아래에는 굵은 글씨체로 “신당(열린당)창당의 주역 : 정대철, 김원기. 이용희, 김태랑”이라고 적시돼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기고만장해졌다는 역풍을 맞을 것이 분명한데 내부에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겠느냐”며 민주당과는 관계없는 문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계개편에 관한 이야기야 정치권 안팎에서 많은 관심거리니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문서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누가 득을 볼까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당의 분열을 노리거나 열린당의 집안단속을 위한 작전일 가능성도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