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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탄핵세력'을 재평가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주당 조순형 당선자가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탄핵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인정받음으로써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당시 중심에 있었다는 이유로 '무작정' 공적으로 몰려온 박관용 전 국회의장,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이 정치적 족쇄를 풀게 됐다는 시각이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그동안 탄핵에 대해 남의 일인 양 무책임하게, 그리고 부정적으로만 봐온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좌파세력, 혹은 진보세력에 맞서 정권교체를 위한 전쟁을 치러야하는 입장이라면 범우파세력의 연합을 위해 지금 시점에서 이들을 재평가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조 당선자의 복귀를 가장 환영한 사람은 탄핵 당시 한나라당 원내총무였던 홍 전 부의장이다. 홍 전 부의장은 "내가 하지 못한 일을 대신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조 당선자의 재기를 반겼다. 홍 전 부의장은 선거 기간 조 당선자의 사무실을 찾아 지원하기도 했다.
홍 전 부의장은 2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치라는 게 상황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고 하는 것이니까, 지나간 일은 지난 것이고 앞으로 일은 또 다른 상황에서 선택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정치 일선에 복귀할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탄핵세력을 경원시했다는 지적에 "당사자 입장에서 특별한 말을 하고 싶지않다"고 말했다. 홍 전 부의장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그의 말은 조 당선자가 탄핵의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이제 한나라당이 알아서 할 문제가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홍 전 부의장은 현재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 대표로 18년째 계속 진행하고 있는 탈북자 지원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새조위 회원 안에서 탈북자에게 직장을 마련해주는 운동을 벌여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립의료원과도 손잡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전 대표는 조 당선자의 승리를 탄핵과 직접 연결지어 보진 않지만,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탄핵과 연결지어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면서도 "본인의 심적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본인도 정계은퇴한다고 얘기한 적 없다고 분명히 해온 만큼, 기회가 된다면 내년 대선과정에서 당에 협력하는 길이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나라당이 나서서 정치적 부담을 덜어줘야한다는 일부 시각에는 "최 전 대표가 큰 기대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최 전 대표는 올 가을경 출판을 예정으로 자서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측근은 또 사견임을 전제로 "그동안 한나라당이 왜 탄핵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탄핵 시도가 없었다면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세력은 이탈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러한 점은 평가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박 전 의장은 지난달 한나라당 상임고문직을 수락하면서 복귀한 후 '탄핵의 정당성'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주장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