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6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투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투표율이 예전에 비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가 휴가철에 치러지는 데다 궂은 날씨도 변수로 작용해 최종 투표율이 30%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26일 오전 11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은 8.4%다. 11시 현재 투표율은 직전 선거인 작년 10.26 재.보선 당시 같은 시간대 전국 평균 투표율 15.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3년 4.24 재.보선 당시 투표율 12.4%를 크게 밑도는 저조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한나라당 최수영, 민주당 조순형 후보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서울 성북을의 투표율이 11.2%로 가장 높았고, 송파갑 5.8%, 경기 부천소사 7.4%, 경남 마산갑 8.9%로 각각 집계됐다.

    선관위는 당초 30% 초중반대 투표율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추세라면 20% 중반대에 머물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00년 이래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은 ▲2001년 10월25일 41.9% ▲2002년 8월8일 29.6% ▲2003년 4월24일 26.0% ▲2005년 4월30일 36.4% ▲2005년 10월26일 40.4% 등이다. 

    또 국회의원.지방선거 재.보궐을 합한 투표율은 ▲2000년 6월8일 21.0% ▲2000년 10월26일 25.0% ▲2001년 4월26일 28.2% ▲2001년 10월25일 41.9% ▲2002년 8월8일 29.6% ▲2003년 4월24일 29.5% ▲2003년 10월30일 34.2% ▲2004년 6월5일 28.5% ▲2004년 10월30일 33.2% ▲2005년 4월30일 33.6% ▲2005년 10월26일 40.4% 등이었다.

    치열한 선거기간을 마친 여야 각당은 긴장속에 투표율을 주시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을 지역이 최대 승부처로 급부상하면서, 한나라당의 '불패신화'가 계속될지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북 을의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지형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결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재기여부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조 후보가 성북을에서 승리할 경우 열린당으로서는 '탄핵 정당성 부여'라는 정치적 부담과 함께 정국주도권 상실,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초 지방선거 압승에 이어 재보선 '4:0' 결과가 무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 막판 '조순형 변수'와 '수해골프'라는 당내 돌발상황으로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오후 6시부터 중앙당사에서 투표상황과 개표과정을 살피게 된다. 

    조 후보가 출마한 성북을 지역에 '올인'전략을 편 민주당은 '이변'을 내심 기대하면서도, 낮은 투표율을 나타내자 조직표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중앙당 상황실에서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각 후보진영도 투표율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와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맞붙은 성북을 지역은 오전 11시 현재 총 18만3174명의 유권자 가운데 2만581명이 투표해 11.2%의 투표율을 기록, 4개 지역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나라당 최 후보측 관계자는 "투표율이 높아 20-30대 투표율이 올라가면 아무래도 젊은 후보인 최 후보가 유리할 것이고, 투표율이 낮더라도 조직을 잘 다져놓은 최 후보가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율에 관계없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당지지율 격차를 뛰어넘은 조 후보의 약진과 '수해골프'로 인한 악재 등으로 인해 막판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조 후보측은 "투표율이 높고 낮은 것에 따른 유불리를 따질 수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다면 조직표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불리할 것이며, 또 높을 경우에는 정당지지율이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 우려돼 어느 쪽도 가늠하기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표율이 낮을 경우 젊은층보다 인물론을 중시하는 40대 이상이 많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 상대적으로 조 후보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