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6재·보궐선거 최대 접전지 서울 성북을 개표 결과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민주당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26일 오후 11시경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모여 재보선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는 조 후보의 당선을 알리는 문구가 TV 화면에 뜨자 환호성과 박수 소리로 넘쳐났다. 꿈 같았던 '수도권 교두보'를 마련한 민주당이다.

    한 대표는 “한국정치의 새 틀을 짜는 데 민주당이 중심이 돼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확인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열 대변인은 “조 후보의 승리는 위대한 성북구민의 승리며 온 국민의 승리”라며 “이번 보선은 노무현 정권의 무능과 실정에 대한 심판이며 한나라당의 오만과 1당 독주를 견제해달라는 민의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념과 정파를 초월해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국가를 부강하게 만드는 따뜻한 생활 정치를 펼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자리를 지키면서 조 후보가 앞서고 있는 성북을 지역 개표 진행상황이 나올 때마다 박수를 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조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기 전, 개표 결과를 지켜보는 중앙당 종합상황실에는 한 순간도 ‘패배’를 우려하는 눈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은 27일 오전 대표단 회의를 열고 조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조순형 큰 표차로 이기자 얼굴에 미소 사라진 한화갑

    한편 승리의 기쁨이 넘친 중앙당 종합상황실에는 조 후보의 당선이 불러올 당내 논란을 예고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개표가 진행되는 내내 기쁨을 감추지 못하던 한 대표는 조 후보가 2300여표라는 예상외의 큰 표차로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를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순간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 대표와 나란히 앉은 김효석 원내대표와 최인기 정책위의장, 손봉숙 의원 등이 “몇 표차로 이길 것 같으냐”며 내기를 하는 등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한 대표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TV 화면만을 주시했다.

    이는 불법 대선 경선 자금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이 임박한 한 대표의 사정과 맞물려 있다. 대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의원직이 상실될 경우 민주당을 지켜온 한 대표의 당내 영향력은 급속히 축소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동안 당내에서는 "한 대표의 독재를 막는 방법은 대법원 최종 판결 밖에 없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그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당장 ‘반(反)한화갑’ 진영은 조 후보의 당선을 비주류의 도약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반한(反韓)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제 한 대표 혼자 당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다. 조 전 대표가 국회로 돌아오면 당내에서 급속히 힘을 받을 수 있다”며 “그동안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돼 있던 세력들이 이제 제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역학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이며 조 전 대표가 그 구심점이 될 것이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