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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재·보궐선거 최대 접전지로 분류되는 성북을 지역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가 선거를 이틀 앞둔 24일 지역을 벗어나 한나라당 서울 염창동 당사를 찾았다. 수해지역 골프 파문을 일으킨 경기도당 관계자들에 대한 출당을 포함한 중앙당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선거운동을 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한 최 후보가 이 같은 이유로 당사를 찾은 것은 성북을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반(反)노무현 세력’을 등에 업은 5선 의원 출신인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골프파문에 이어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의 호남비하발언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정당지지율을 바탕으로 조 후보의 대중적 인지도를 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 후보로서는 당의 지지율을 깎아 먹는 연이은 악재에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성북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물난리가 났는데 골프를 치고 있느냐. 배가 불렀다” 등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적 재난 앞에서 아픔과 희망을 같이 하지는 못할지언정 난데없는 골프 행각으로 좌절과 허탈의 상처를 더 깊게 후벼 판 당원은 더 이상 한나라당의 당원일 수 없다”며 “스스로 한나라당을 떠나야 한다”고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을 비롯한 골프파문 관계자 9명의 탈당을 요구했다.
그는 “국민들은 지난 5·31지방선거를 통해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고 한나라당에 기대와 믿음을 보내줬지만 한 달여 만에 그 기대와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과거로 갈 수는 없다. 미래로 가야 한다”며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정당에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잇딴 악재에 박근혜·이명박 중심으로 당 지도부도 성북을로
중앙당 차원의 선거지원을 자제하고 있던 한나라당도 잇따른 악재에 다급해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에 이어 최고위원들도 성북을 지역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강재섭 대표도 24일 이 지역 지원유세를 고려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성북도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윤리위가 알아서 판단해 주길 바란다. 광명 시장이 일부 지역을 비하한 발언을 한 것도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어제 수해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성북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 알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사과를 여러 번 한 마당에 (당 대표가)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느냐”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했고 최고위원들에게도 지원 유세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전날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소속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 등 주요 당원들에게 철저한 자성과 뼈를 깎는 자기혁신으로 늘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를 견지할 것을 당부하는 긴급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편 한때 50%를 넘나들던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이번 골프파동과 한나라당 소속인 광명시장의 전라도 비하발언 논란 등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