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24일 사설 '청(靑) 비서실장의 한심한 극우세력 핑계'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보좌 업무의 핵심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따라 수립된 정책들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그때그때 정확히 수렴해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국민들의 뜻을 한 곳으로 통합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다.

    그런데 현 청와대 비서실은 국민통합은커녕 갈등을 부추기는 일만 골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병완 비서실장의 지난주 제주도 발언은 대통령 1급 참모로서의 위치를 망각하고 한 막말이다. 그는 대한상의 초청 강연에서 북한 미사일 문제를 거론하며 “국내 일부 극우언론의 보도를 보면 한국신문인지 일본신문인지 헷갈린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극우는 극우끼리 통한다”고 말했다. 미사일 파문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한 언론에 대한 불만 표시치고는 너무 거칠다.

    정부는 주변국들에게 왕따가 되고, 북한에게도 외면당한 현 상황을 반성해도 시원찮은 마당이다. 그런데 또 언론을 물고 늘어지니 한심하다. 대다수 언론,심지어 친노매체들까지 정책실패를 비판했는데 왜 ‘일부 극우언론’이라 했는지도 의아하다. 국민 편가르기 시도라는 생각을 피할 수 없게 하는 발언이다.

    게다가 이 실장은 엉뚱하게도 “참여정부가 극우, 극좌 두 극단세력으로부터 매일같이 저주와 비난, 나아가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친노냐 반노냐 하는 이분법적 잣대로 정부를 몰아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국민들이 현 정권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참으로 안타깝다.

    현 정권의 임기는 앞으로 1년반쯤이면 끝난다. 지금은 청와대 비서실장이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판세력에 불만을 표시할 때가 아니다. 국민여론을 진지하고 겸허하게 수용해 정책에 반영하는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