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다른 이슈없이 밋밋하게 진행되고 있는 7·26재·보궐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다. 이곳은 40~50%대의 높은 정당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에 ‘탄핵 주역’인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며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판세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5선 의원 출신 조 후보를 통해 수도권 교두보를 마련하고 정계개편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은 당의 사활을 건 총력지원에 나섰다. 반면 한나라당 최수영 후보는 당 지도부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지역 복구에 총력을 쏟으면서 민주당에 비해 중앙당 차원의 지원에서 비껴서 있는 모습이다.
최 후보측은 전국적인 ‘물난리’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때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선거에 매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중앙당의 방침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최 후보측 관계자는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50%에 육박하는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당이 국민들과 아픔을 같이해 수해복구에 전념하는 것이 옳다. 당은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의 아픔을 같이 해야 한다”며 “우리 힘으로 보선을 치러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렇다고 최 후보가 조 후보의 경쟁력을 얕잡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조 후보가 흘러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그의 활동이 득표로 연결되는 면이 있다”며 “민주당이 중앙당을 성북을로 옮겨 오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후보가 민주당의 총력 지원 앞에서도 ‘태연’할 수 있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기반을 탄탄히 다져 놨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성북구 돈암동 출생으로 한나라당 서울지역 정책위원장과 서울시당 인사·윤리위원장을 지낸 최 후보는 누구보다도 지역 사정에 밝다고 자신한다. 그런만큼 이번 보선을 철저하게 지역 선거로 치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최 후보측은 “이미 보궐선거가 예고된 지역이기 때문에 최 후보는 지역 활동을 열심히 했다. 전 지역구를 세 번 이상 발로 다 돌아 다녔고 성북 개발 발전에 대한 계획도 다 세워 놨다”며 “지역 주민들이 바라는 개발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긴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최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높은 정당지지율도 최 후보의 자신감을 높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지지율에서 단연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당 대 당의 대결구도로 끌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국민이 수해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데 중앙당이 총집결해서 선거에 땀을 쏟는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 수해 대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최 후보측의 모습에서 제1야당 지도부가 수해복구는 뒷전으로 미루고 선거에만 몰두했을 때 불 수 있는 역풍에 대한 우려가 엿보인다.
또한 민주당에 맞서 한나라당 지도부도 총출동 하면서 지역의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면 최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조 후보가 유리하게 될 수 있다는 판단도 고려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