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포스트 박근혜'를 선출하기 위해 열린 한나라당의 전당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손학규 등 대선경쟁자들과 차별화(?) 된 행보를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대의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지난달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행사장에 첫 모습을 나타낸 박 전 대표는 대권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비해 적극적으로 대의원들을 접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선 막바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이재오 후보 지원설을 측근으로 부터 보고받은 박 전 대표는 강재섭 후보를 지원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 전 시장과 이 후보에 대해선 강도높은 비판도 쏟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다른 대선후보 보다 먼저 전당대회장에 도착해 대의원들을 접촉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상대후보 측에선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을 '강재섭 후보에 대한 막바지 지원사격 아니냐'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가 연단 왼쪽에 마련된 귀빈석에 자리를 잡은 것과 달리 연단 맞은편에 앉아 대의원들과 함께 자리했다. 연단 왼편에 마련한 귀빈석엔 박 전 대표만 자리를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은 "지역 대의원들과 함께 자리를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재오 후보 측에선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나타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재오 후보의 연설이 시작하자 마자 자리를 이동해 이 후보측을 더욱 불쾌하게 했다. 이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박 전 대표는 갑자기 연단 왼편으로 이동했고 이에 이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는 대의원들의 시선도 자연스레 박 전 대표에게 쏠렸다.

    이 후보 측에선 박 전 대표의 갑작스런 자리이동으로 이 후보의 연설효과가 반감됐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은 대의원들 속에 자리를 했기 때문에 투표시작과 동시에 움직이면 불편을 겪을 수 있어 미리 투표장으로 이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 측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전당대회가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후보간의 힘겨루기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보여준 박 전 대표의 이날 행동은 박 전 대표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