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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까지 당을 끌고갈 '포스트 박근혜'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막이 올랐다.
강재섭-이재오 두 후보의 선두다툼 뿐 아니라 여성 몫으로 이미 최고위원에 당선된 전여옥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최고위원 2자리를 둘러싼 중·하위권 후보의 지도부 진출을 위한 혈전도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대는 박근혜-이명박 두 잠재적 대선 후보간 대리전, 색깔론에 인신공격 등으로 구태가 재연되며 당 안팎의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경선 막바지로 갈수록 후보자간 초접전 양상이 전개되며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킨 점은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가장 큰 당내 행사인 만큼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이 정당으로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승자를 예측하기 힘들고 지도부 입성가능 인사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후보자간 힘겨루기가 팽팽히 진행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안개속 혈투'라 불릴 만큼 역대 어느 전당대회 보다 혼전속에 치러지게 됐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박근혜 전 대표의 막판 지원을 받은 강재섭 후보와 경선 초반부터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지원사격을 받은 이재오 후보간 대결이다. 지난 1월 원내대표 경선과 4월 서울시장 경선에서 이 전 시장에게 '판정패'를 당한 박 전 대표가 5.31선거 압승 이후 커진 자신의 당 장악력을 확인시키며 이 전 시장에 설욕할 수 있을지 여부는 최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두 대선 후보의 대리전 만큼이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소장·중도 의원들로부터 지원사격을 받은 권영세 후보의 지도부 입성 여부다. 국회의원 57명과 전국 각 지역 당원협의회장 57명 등 114명이 참여해 만든 '미래모임'이 과연 매머드급 규모 만큼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번 전당대회가 흥행가도를 달리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권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지도부 입성 마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 권 후보의 지도부 입성여부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목소리가 커진 남경필 원희룡 등 소장파 의원의 당내 입지확보 여부와도 직결돼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최고위원에 여성몫으로 자동 당선된 전여옥 후보의 선전여부도 전당대회 흥행 요인 중 하나다. 박 전 대표의 '복심(腹心)'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전 후보가 여성 초선 비례대표란 최악의 조건을 얼마만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후보에게 던져지는 표는 사실상 사표인 만큼 타 후보측의 견제가 만만치 않아 실력 입성을 노리는 전 후보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후보는 지도부에 실력입성해야 더 강하게 싸울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또 현장유세가 부동층의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유세에 강한 전 후보는 7분간의 현장 유세를 통해 부동층 확보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이날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는 대의원 9000여명의 현장투표(1인2표)와 일반국민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70%, 30%씩 반영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며 오후 5시 30분 경 최종 당선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