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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맹형규 전 의원을 7·26재보궐선거 송파갑 지역에 전략 공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성 접대 전력’ 논란으로 정인봉 변호사에 대한 공천을 전격 취소하는 혼란을 겪었으면서도 ‘보선 요인 제공자’로 불출마 선언까지 한 맹 전 의원을 ‘깜짝 공천’한 것은 ‘박심(박근혜의 마음)’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정 변호사에 대한 공천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공천심사위원회 내에서는 새 인물을 공천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 공천탈락자들 사이에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진행된 회의에서 ‘맹형규 카드’가 제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 6 대 5의 팽팽한 접전 속에서 맹 전 의원 공천으로 결정났다.
이를 두고 박근혜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몇몇 인사들이 9일 공천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맹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되는 맹 전 의원이 박 전 대표가 ‘마음에 둔’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재임기간 동안 공천권을 각 시·도당으로 이양하는 등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지켜온 만큼 확대해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얼마 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선 개입에 대한 측근의 보고를 듣던 중 이 전 시장 쪽이 향후 공천까지 거론한다는 이야기에 “나도 공천에 개입을 안했는데 당이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천심사위원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나오는 의례적인 것”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맹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은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고 다른 후보자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맹 전 의원도 자신에 대한 공천을 둘러싸고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 것을 의식한 듯 거듭 자세를 낮췄다. 맹 전 의원은 11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마음 편하게 지내다가 이번에 갑자기 휩쓸리게 돼서 마음이 별로 편치가 않다”며 “내가 비판받는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검토하고 검증을 했어야 되는데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다 막바지 순간까지 몰아가다가 대안이 없으니까 그 지역 연고를 가지고 있는, 그나마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저를 찾게 된 것이다”며 “3선 국회의원인데 배지에 연연하고 한두 번 더 하는 게 뭐 그렇게 중요하겠느냐. 정권교체를 위한 밑거름이 되겠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