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이하 국체협) 신임회장 승인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않고 있다. 국체협은 지난달 26일 대의원 총회에서 한나라당 이강두 의원을 제 7대 신임 회장으로 선출하고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문광부는 이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 문광부는 국체협이 투표에 의해 선출한 이 회장이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들어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승인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야당의 중진 정치인'에게 1800만 생활체육인의 단체인 국체협을 맡길 수 없다는 속사정이 더 크지않겠냐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문광부 '정치적 중립성에 어긋난다', 이강두 신임회장 거부 움직임
대한체육회 등 타 체육단체에 열린당 의원 '수두룩'…형평 논란
실제로 타 체육단체에 여권 정치인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 정치권의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한다. 대한체육회 김정길 회장은 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었으며, 대한배구협회 장영달 회장(열린당 의원) 대한농구협회 이종걸 회장(열린당 의원) 대한배구연맹 김혁규 회장(열린당 의원) 등 체육관련 단체장을 맡고 있는 여권 인사는 '수두룩'하다. 올해 발족한 대한장애인체육회장도 장향숙 열린당 의원이며, 한국야구위원회 신상우 총재도 여권 정치인이다.
이 신임회장측도 "국체협 운영위원회와 이사회가 규정된 절차에 따라 내린 결론을 문광위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은 결국 '야당에 자리를 못주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국체협 회장후보 공모에는 열린당 안민석 의원도 등록했지만, 사회 각계 인사 9인으로 구성된 회장선출위원회의 논의 결과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후보에 오른 배종신 전 문광부 차관이 사의를 표함에 따라 찬반투표로 진행된 대의원총회에서 이 신임회장은 150명의 재적 인원 중 찬성 123표를 얻어 회장에 선출됐다.
5일 문광부는 이 신임회장의 승인을 거부할 뜻을 내비쳤다. 김명곤 문광부 장관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체육단체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거나 정치적인 의도로 변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승인 거부를 시사했다. 김 장관의 발언과 관련, 문광부의 실무관계자는 6일 "국체협 신임회장 선출건과 관련해 아직은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으며, 법률자문을 구하고 내부 협의를 거치는 중"이라고 해명한 뒤 "내주에야 결정될 것"이라고 수습했다. 이 관계자는 "국체협 규정의 취지, 타 단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었으며, 이번 건과 관련한 김 장관의 별도지시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체협은 이미 지난달 30일 신임회장 선출과 관련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승인을 미루고 있는 문광부에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국체협은 이사회를 통해 '정치인도 회장후보 자격이 있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으며, 당시 의결사항과 관련한 회의 녹취록을 문광부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