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권을 향한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 후보자간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7·11전당대회 ‘양강 구도’의 한 축인 이재오 전 원내대표의 정체성을 물고 늘어지고 있는 이규택 의원은 5일에도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이 의원은 이날 전선을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까지 넓혔다. 이 전 원내대표와 이 전 시장의 친분관계를 부각시켜 이 전 원내대표에게 ‘친(李)이명박계’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붙여 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한 일간지 보도에 이 전 시장이 보수단체 ‘국민행동본부’의 “한나라당은 ‘좌파종식 투쟁 선봉장’을 뽑아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이렇게 하면 골수 보수로 가자는 것 아니냐”고 했다는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조차 검증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당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느냐”면서 “당의 대표적인 대권후보 중 한 사람이면서 이재오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의 태도가 더 심각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골수보수로 가자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는데 참으로 모골이 송연해진다”며 “애국단체의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에 대해 골수보수 운운하다니 어떻게 이런 분이 한나라당 대권주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 전 시장에게 “그럼 좌파로 가자는 것이냐. 공산혁명이라도 하자는 것이냐. 노무현 정권이 좌파정권인가, 우파정권인가”는 등 다소 비약적인 질문을 쏟아낸 뒤 “여기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 전 시장은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대권주자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발 더 나아가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어물어물 넘어가려고 할 경우 애국단체들과 연대해서 대대적인 이 전 시장 반대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는 이 전 원내대표에 대한 공격도 늦추지 않았다. 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는 기를 쓰고 사상검증에 나서면서 당내 선거과정에서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검증을 포기하다니 정말 비겁한 행동”이라며 “이재오 후보의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노 대통령을 미숙한 좌파정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분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는 어물어물 넘어가다니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며 “보수정당 한나라당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강재섭 전 원내대표에게도 정체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으며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