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비서관이 또 나서 뜬금없이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모두 야당탓으로 돌려 물의를 빚고 있다.

    청와대 이백만 홍보수석비서관은 29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회에 보내는 편지'라는 글을 올리고 "사학법 하나를 볼모로 삼아 민생법안을 오랜 기간 방치하는 것은 누가 태업이라 비판해도 할 말이 없는 일이며 구태정치의 표본이라고 비판해도 반박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며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그는 국회 전체를 향한 청와대의 우려로 글을 포장했지만 "지금처럼 사학법 하나를 가지고 국회가 반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국민보기에 민망한 일"이라는 등 마치 여당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인상을 풍겼다.

    그는 또 "국방개혁, 사법개혁 모두 지난 십 수년간 매 정부가 추진해오던 사안이며 국민연금, 비정규직 문제 역시 한나라당이 외면해오던 문제도 아니며 남의 일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주장하며 "한나라당이 좀 심했다. 책임있는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 라는 등 막말도 함께 쏟아냈다.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도 이 인사는 "올해 안에 반드시 연금개혁이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와 국회가 함께 결단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상황은 이리 다급한데, 국회는 분주해 보이질 않는다"며 거듭 야당을 비난했다. 이 비서관은 "선거가 끝나고 이제는 민생인데 국회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답답한 마음으로 여의도를 본다"며 계속 야당을 물고 늘어졌다.

    청와대 이백만 "답답한 마음으로 여의도를 본다"
    한나라 이정현 "한심한 마음으로 청와대를 본다" 맞불


    청와대 비서관의 '야당 탓'에 한나라당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높은 찬성 여론, 신문법 일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등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느냐는 지적이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즉각 '청와대에 보내는 편지'로 맞받았다. 이 부대변인은 "여당 지지율이 12%, 대통령 지지도14%면 살아 있는 정권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라며 "한심한 마음으로 청와대를 본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는 또 "국민을 대신해서 야당인 한나라당이 시쳇말로 청와대에 한마디 하겠다"며 "'너나 잘 하세요' 뭘 잘한 것이 있다고 따따부따냐"고 몰아세웠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청와대가 선거참패 한 달 만에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이 야당 비난을 하고 나선 것은 적반하장이고 구제불능이며, 상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며 "청와대의 오만이 여전히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사학법 양보 발언'을 거론, "여당이 이를 거부하면 비서진들은 노 대통령의 권고가 관철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도리일텐데 여당과 함께 야당을 공격하는 청와대는 대통령을 흔드는 흔들의자냐. 대통령의 권위를 앞장서 실추시키는 사람들이냐"고 쏘아붙였다. 

    이 부대변인은 사학법 재개정 찬성 여론이 더 높게 나온 여론조사를 소개하면서 "민생을 말하려면 민심을 좀 읽어 가면서 말해라. 청와대는 입법부 간섭 말고 대통령 잘 모셔서 국민이 들고 일어나기 전에 최소한 임기라도 제대로 채울 궁리나 하라"고 이 비서관에 대한 '충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