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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상황 보고를 위해 21일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을 찾은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진땀을 흘렸다.
가뜩이나 이 장관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온 한나라당은 조평통 서기국장 안경호의 '돌출발언'으로 심기가 매우 불편한 상태였고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장관을 맞은 한나라당은 이 장관을 곱게 돌려보내지 않았다.
김영선 대표와 가볍게 수인사를 나눈 이 장관은 곧바로 당내 강경보수성향 의원들로부터 맹공을 받았다. 이 장관은 먼저 "안그래도 찾아뵙고 보고를 드리려 했는데 마침 연락을 주셔서 감사하다. 성심성의껏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관에 대한 한나라당의 불만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이 장관의 잇따른 인사에도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함 그 자체였고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이 장관의 인사에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 오른손만 잠시 들어 인사를 받는 등 이 장관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박희태 전 부의장은 바로 이 장관을 코너로 몰았다. 그는 먼저 연락을 줘서 감사하다는 이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연락을 하기 전에 자진해서 제1야당 대표에게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해야지 뭐가 그렇게 바쁘냐"고 쏘아부쳤고 이에 이 장관은 "광주에서 행사가 있어서…마무리를 하느라…"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이번엔 이방호 정책위의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이 장관을 거세게 몰아부쳤다. 이 정책위의장은 "광주행사가 6·15행사를 말하는 것이냐"고 따졌고 이에 이 장관이 '그렇다'고 답변하자 "6·15행사가 통일부 장관이 며칠동안 매달려야 할 사항이냐. 통일부 장관이 그렇게 한가하냐"고 질타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차라리 광주에 내려가지 여긴 뭣하러 왔느냐. 뭐가 그렇게 변명할 게 많으냐"는 등 다소 격한 어조로 이 장관을 비판하자 김 대표는 급히 "회의를 비공개로 하겠다"며 상황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 정책위의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 거기에 매달릴 상황이냐고…" "제대로 일을 해야 말이지…" "어디서 그따위 소리를…"등 더욱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 대표는 다시한번 "회의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말했으나 박 전 부의장은 "비공개는 무슨 비공개"라며 김 대표의 발언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이 정신나간 소리를 하면 따끔하게 얘기를 해야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 운운하는 그런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는 건 장관의 직무유기"라며 "겨우 얘기하는 게 그게 뭐야… 그런 허튼소리할 시간 있으면 굶어죽는 북한사람들에 대해서 얘기나 좀 하지…"라고 거듭 이 장관을 코너로 몰았다.
이에 이 장관은 불편한 모습으로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고 회의는 바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