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속 의원 20명 이상이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던 한나라당의 7월 '당권경쟁'이 중진 의원들의 가세로 점차 교통정리가 돼 가는 모습이다.

    거물급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며 출마를 저울질 하던 초·재선 의원들과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지역별, 개인별 이해 관계에 따라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이규택 최고위원(경기 이천·여주)이 첫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12일엔 이방호 정책위의장(경남 사천)과 5선 국회의원으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강창희 전 의원이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출마를 선언했다. 


    대권도전에서 당권으로 방향을 선회한 강재섭 전 원내대표(대구 서구) 역시 출마의사를 굳힌 상태로 출마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재오 원내대표(서울 은평을)도 6월 임시국회를 마무리 한 뒤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이들이 출마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출마를 고민하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경남 남해·하동)과 3선의 이상배(경북 상주) 의원은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하는 모습이며 이들과 이해관계가 얽힌 일부 초·재선 의원들 역시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정리를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중진 의원들 출마로 20여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 출마자들의 교통정리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전당대회의 변수 역시 좁혀지고 있다. 일단 서울시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맹형규 전 의원의 출마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맹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자연스레 박근혜(맹형규)-이명박(이재오)의 대리전이란 꼬리표가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로)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박 대표의 발언으로 당내에선 맹 전 의원의 출마를 점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때문에 7월 재보궐 선거와 당대표 출마를 놓고 고민 중인 맹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맹 전 의원은 당 대표와 재보궐 선거 출마를 놓고 지인들과 소속 의원들을 접촉하며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맹 전 의원 측은 거취에 대해 "이번 주 중반은 지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미래모임'의 선택 역시 당권구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두 차례 간사단 모임을 갖고 독자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다자구도가 될 경우 이들의 파괴력은 생각 이상으로 클 수 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독자후보를 낼지 복수의 후보를 낼지 고민을 거듭하던 이들이 독자후보를 선택한 이유도 '본선경쟁력' 때문.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박형준 의원은 "복수후보를 낼 경우 결집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같은 합의사항을 놓고 15일 오후 미래모임 전체회의를 열어 선출방법 등에 대한 최종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모임에 참여한 47명의 의원들 모두가 이 같은 방침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것. 실제로 모임에 참여했던 심재철 의원은 12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미래모임간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탈퇴를 선언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준비중인 상황에서 발전연 대표로서 더 이상 미래모임 차원의 독자후보 논의에 동참하기 곤란하다"고 발혔다. 또 '초지일관' 소속 일부 의원들 역시 독자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모임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박 의원은 역시 일부 참여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밖에도 박 대표의 최측근인 전여옥 의원의 출마여부도 전당대회 결과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