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대선에서 집권하려면 호남 지역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용서를 구해 화해해야 한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주최로 열린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한 발전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이 한 말이다.
호남에서 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당의 대선후보가 한 자릿수 지지를 얻는 데 그칠 경우 재집권은 힘들다는 견해는 소속 의원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며 이미 수차례 거론돼왔다. 때문에 2007년 청와대 입성을 준비하는 한나라당의 대권 주자들은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팽팽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호남행이 눈에 띈다.박근혜, 대표임기동안 호남 민생투어만 17번, DJ에 유신사과도
박 대표의 경우 호남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고 측근들은 말한다. 실제 박 대표 이전의 한나라당 대표들과 달리 박 대표는 임기 중 자주 호남을 찾았다. 박 대표의 한 측근에 따르면 박 대표가 대표임기 중 호남을 찾은 횟수는 선거지원유세를 제외하고도 17번이라고 한다. 모두 민생탐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박 대표는 2004년 3월 23일 임시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후 첫 지방 방문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5.18묘역 참배를 했고 이번 5·31지방선거에서도 첫 유세지역으로 광주를 선택했다. 2004년 8월엔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의원연찬회를 호남에서 개최했고 같은 달 12일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아버지 시절 여러 가지 피해를 입고 고생한 것을 딸로서 사과드린다"며 유신문제에 대해 사과도 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표를 '동서화합의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또 2005년 5월엔 소속 의원 10여명이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단체로 방문하고 이를 계기로 '김대중 재평가' 작업에 나서는 등 DJ와의 화해를 통한 호남 '구애'에 총력을 기울였고 박 대표는 당내 일부 강경보수 의원들의 DJ공격에도 자제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의원은 박 대표와 김 전 대통령의 화해를 주문하며 "둘이 화해하면 한나라당에 대한 호남의 정서가 달라진다"고 주장했고 박 대표의 한 측근도 "박 대표가 호남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 박 대표 만큼 호남에서 거부감이 덜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은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전남 자매결연 맺으며 호남과 교류 통한 공략
이 시장 역시 호남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퇴임 준비로 바쁜 이 시장은 7일 발걸음을 전남 목포로 돌렸다. 목포KBS 스포츠홀에서 열린 목포 인근 300여 개 교회 연합 모임 특강을 위해서다. 이 시장은 또 지난 5월 중순에도 광주 5.18기념 마라톤 행사에 참여했고 돌아오는 길엔 전북 익산의 교회에서 연설을 했다.
이 시장의 지난 몇 개월 간 시간표를 돌아보면 호남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3월엔 전주 지역 교회특강, 4월엔 전남대 여수캠퍼스 특강, 5월에는 전북대 초청 특강 등을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시장의 한 측근은 "공식·비공식 행사를 합쳐 올 들어서만 열 차례 이상 호남지역을 방문했다"며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 호남지역의 지지를 얻는 게 중요하고 호남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을 얻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DJ와의 화해를 통해 호남공략을 하고 있다면 이 시장은 호남지역과의 교류를 통한 공략을 시도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04년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남과 시·도간 우호 교류협력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2005년 4월에는 전남지역 22개 시군과 서울 25개 자치구가 모두 참여하는 '전남-서울 시군구 합동 자매결연식'을 맺었다. 이 시장은 또 지난해 11월에는 비호남 출신 인사로는 처음 목포대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한편 9일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호남 지지율은 10.4%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박 대표와 이 시장에 대한 호남의 지지율은 각각 4.7%로 소숫점까지 같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두 사람의 호남 대결이 더욱 불꽃튀는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