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국회 운영을 주도하기 위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양당은 16일 수석부대표회담을 열고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첫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양당의 입장차가 워낙 커 법정시한안에 후반기 원구성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르면 후반기 원구성은 오는 29일까지 마무리 돼야 한다. 국회의장단 구성은 전반기 임기만료 5일전까지 이뤄져야 하고 각 상임위원장단의 경우 임기만료 3일전으로 각각 시한이 정해져 있다. 때문에 의장단 구성은 오는 24일까지, 상임위원장단 구성은 26일까지 각각 이뤄져야 한다.

    양당 수석부대표는 이날 첫 회담을 열었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먼저 열린당은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열린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반드시 법사위원장 만큼은 여당이 갖고 운영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한나라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노 부대표는 "지금까지 법사위원장을 한나라당이 갖고 있어 사실상 국회기능이 마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다"며 요구배경을 설명했다. 또 국회의장 역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여소야대를 주장하며 국회의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무리한 요구"라며 "국회의장은 제1당인 여당이 차지해왔던 것이 관례"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전반기와 달리 여야 간 의석수의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따라 각 상임위원장수도 달라져야 하고 국회의장 역시 야당 몫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진수희 공보부대표는 "국회의장 자리는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 의석수가 야대여소 상황인 만큼 야권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진 부대표는 또 "상임위원장 역시 현재 열린당이 11개 한나라당이 8개를 갖고 있는데 이것 역시 달라진 의석수를 감안해 한나라당에 한석이 더 플러스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당에서 상임위원장 한 석을 내놓을 경우 비교섭단체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현재 갖고 있는 법사위원장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법사위원장까지 내 줄 경우 여당의 일방적인 법안처리를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것. 추가로 문광위원장 자리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열린당이 국회의장은 물론 문광위원장 자리 역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법정시한안에 양측의 합의도출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한편 양당은 이날 회담결과에 대한 당의 입장을 재정리해 19일 2차 수석부대표간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