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박근혜'는 외부에서 영입해야 한다.

    소장파의 이 같은 주장이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한나라당내 '보-혁'간 갈등을 재점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7월 '당권쟁탈'을 위한 당내 세력간의 물밑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나온 이 같은 주장은 높은 지지율로 지방선거 승리를 낙관하며 한껏 몸을 낮추고 있는 한나라당을 다시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7월 전당대회는 당이 바뀌는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만큼 대권주자간 대리전으로 치러져서는 안된다"며 "외부에서 대표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요모임 소속 한 의원도 "헌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당이 변한다는 느낌을 주기 어렵다"며 "40대 초반을 당 대표로 추대하거나 외부영입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고 외부영입 대상으로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윤여준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당내 보수성향 의원들 뿐 아니라 일부 초·재선 의원들까지 나서 소장파에 대한 파상공격을 퍼붓고 있다. '오세훈 효과'를 계기로 당의 주도세력 교체를 꾀하려는 소장파의 움직임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소장파 의원들을 제외한 다수의 의원들이 소장파의 이 같은 움직임에 상당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보수성향 의원들은 '대표 외부영입'을 언급하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도 가감없이 퍼붓고 있다.

    안택수 의원은 1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소장파 몇 사람만의 의견이고 언급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폄하한 뒤 "말도 안되는 소리로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한 재선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외부영입은 자기네들끼리 얘기고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런 소리하지도 말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치르기도 급한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지방선거 앞두고 대표 외부영입 운운하는 건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초선인 정두언 의원도 소장파의 주장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 의원은 "오세훈 후보 데려오더니 소장파가 기고만장하고 있다"고 개탄한 뒤 "소장파를 보면 무슨 철부지 같다"며 비꼬았다. 그는 "오세훈 후보를 자기네들이 데려온 줄 아느냐"며 "오세훈 후보는 원래 서울시장 나오려고 했던 사람인데 그런 되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고 비난했다.

    공성진 의원도 "당 대표 마저 외부에서 영입하면 당의 존립자체가 필요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고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좋은 분이 있으면 외부에서 영입할 수 있으나 정치경험이 없는 분을 모셔오는게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