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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5일 사설 '황당한 특검 도입 발상'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12일 5.31 지방선거 직후 공천 비리에 대한 특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선거권을 훼손하는 공천 비리는 엄단해야 한다. 돈을 주고 공천을 따낸 후보가 당선된다면 '본전'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을 뽑아내기 위해 비리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후보를 미리 가려내는 일이야 몇 번이라도 박수를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정 의장의 발언에는 정략의 냄새가 너무 난다.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침해하는 특검제는 그야말로 특별한 경우에나 실시하는 제도다. 검찰이 수사하기 어렵거나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때로 제한된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검찰·경찰이 공천 비리 수사에 미온적이거나 수사를 방해받고 있다는 흔적이 없다. 정 의장 말대로 현재 드러난 비리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 문제될 만한 사안을 가려내 검찰에 고발하면 될 일이다.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본다면 오히려 수사 대상이 한나라당·민주당에 집중돼 있고, 열린우리당은 한 건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정 의장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다른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야당의 공천 비리를 더 크게 부각시켜 선거 민심을 돌려보려는 얄팍한 계산이다. 공천 비리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하고, 유권자도 투표를 할 때 그런 점을 마땅히 계산에 넣어야 한다. 그렇다고 보이지도 않는 가공(架空)의 비리를 부풀려 선전하는 것은 유권자를 속이는 또 하나의 흑색선전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