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이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끝까지 중립을 지킬 수 있을까.

    '투표율' '현장분위기' '후보연설' 등을 서울시장 후보경선의 변수로 꼽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는 경선 하루를 앞두고 '박근혜 이명박의 경선개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후보의 우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속에서 두 대권후보가 이번 경선에 개입할 경우 경선구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큰 관심은 이 시장의 경선개입 여부. 이 시장 측이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권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질지 파란불이 켜질지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이 시장의 개입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모양새다.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의 대권대리전 양상을 띠었던 지난 1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선거 하루 전 각 진영의 표단속이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두 대권 후보가 경선에 개입할 개연성은 농후하다.

    당내에서도 "이 시장이 개입할 경우 박 대표의 개입도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당내 청계천 복원 이후 '이명박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서울은 이 시장이 거의 대부분을 장악했다'는 주장이 팽배했던 점을 고려할 때 이 시장이 어떤 방법으로든 선거에 개입한다면 경선구도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세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각종 토론회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시장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고 '이심(李心)'을 잡으려고 총력을 기울인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 모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가 대의원을 확보할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시장 측근을 함께 대동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만큼 서울지역 대의원들에게 이 시장의 영향력은 크다는 것.

    홍 후보가 23일 이 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을 기자회견장에 대동하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홍 후보는 줄곧 이 시장과의 친분관계를 강조해왔다. 그는 자신이 이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이 시장의 업적을 승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바 있다. 지난 20일 한 케이블TV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선 "이 시장의 정책을 받아들여 법제가 미비해 이 시장이 하고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시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이 시장 측은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특정후보를 지지해 나머지 두 후보를 적으로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손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이고 다 같은 식구인데 누구를 도와주고 누구는 배척하고 그럴 이유가 없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도와주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시장의 개입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당 고위 관계자는 "차기 서울시장이란 자리를 놓고 볼 때 이 시장 측에서 개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당내에선 이 시장의 개입에 따른 박 대표측 인사들의 움직임도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