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주간 거세게 몰아쳤던 '오세훈 바람'이 과연 1년 이상 준비해온 맹형규·홍준표 후보의 조직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일반국민의 참여가 저조한 타 지역 시·도지사 경선결과에 비춰볼 때 당 경선은 50%를 차지하고 있는 대의원과 당원 확보가 승패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세 후보 모두 최근 며칠동안 대의원 확보를 위한 서울지역 48개 당원협의회장 접촉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일단 조직대결에선 당원협의회장과 최소 3~4번 이상 접촉해온 맹·홍 두 후보가 단 한번의 접촉기회밖에 없었던 오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맹 후보는 기존에 다져온 조직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당 경선 특성상 자신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 후보는 '강북표'를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점과 현 정권과 가장 대립각이 선다는 점을 강조하며 막판 세몰이를 기대하고 있고 오 후보의 경우 가장 뛰어난 자신의 본선경쟁력을 내세우며 맹·홍 두 후보가 갖고 있는 조직흡수와 부동층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선을 하루 앞둔 24일까지 어느 특정 후보의 우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당 관계자들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며 쉽게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의견은 분분하다. 타 지역 경선결과를 볼 때 일반국민의 참여가 저조해 오 후보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측과 서울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타 지역 경선결과로 잣대를 댈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타 지역 시·도지사 경선의 경우 일반국민의 참여가 전체 경선인단 중 몇 퍼센트나 차지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진 않지만 투표율이 낮은 만큼 상대적으로 일반국민보다 대의원과 당원의 참여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투표율이 저조할 수록 조직표가 앞서고 있는 맹·홍 두 후보가 유리하고 투표율이 높을 수록 오 후보의 승산이 더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투표율이 높을 경우에도 보수성향이 짙은 대의원들의 참여율이 높을 경우엔 국민선거인단 반영률이 떨어질 수 있어 대의원·당원과 일반국민 중 어느 쪽의 참여율이 더 높을지 여부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선 당일 현장분위기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경선에 참여하는 경선인단 중 50~60%는 이미 후보를 결정하고 경선장에 나오지만 나머지 40~50%가량은 현장분위기와 후보연설에 따라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현장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내에서도 최소 5%에서 최대 20%가량의 대의원 당원 부동층이 현장분위기에 따라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선결과 따라 박근혜·이명박 명암도 엇갈릴 수 있어

    이번 서울시장 경선 결과와 함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경선결과에 따라 달라질 당의 유력한 두 대권후보인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명암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두 대권후보의 대권레이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만큼 박근혜 이명박 두 대권후보도 경선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표 측은 맹 후보로 교통정리가 된 모습이지만 이 시장 측은 오 후보의 출마로 정리가 쉽지 않은 모양새. 한때 홍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던 '이심(李心)'은 오 후보의 출마로 분산되는 다시 오리무중의 분위기. 최근 홍 후보가 노골적으로 이 시장과의 친분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당내 일반적인 견해다.

    홍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 이 시장과 친분관계가 두터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 시장측이 줄곧 외부인사영입을 주장해 온 점,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혀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시장측이 오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일간지에 따르면 오 후보의 경선참여 결정과정에 미래연대에서 함께 활동하던 정태근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이 시장의 측근들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오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이 수요모임 등 소장파라는 점 때문에 이 시장이 오 후보에 대한 지원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수요모임 측이 이 시장 보다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친분관계가 두텁고 손 지사가 오 후보의 출마를 이끌어냈다는 목소리도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 일단 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박 대표 측이, 홍·오 두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이 시장 측이 웃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