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렵다. 게임은 끝났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열린우리당 관계자)
    “개의치 않는다. 담담하게 생각하고 있다”(강금실 선거캠프)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0여일 앞으로 지방선거가 다가왔지만 현재의 판세대로라면 힘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할 판이다. 덩달아 당내에서도 일정 부분 승부가 기울진 것 아니냐는 ‘패배’ 분위기도 적잖이 감지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게임은 끝났다” “오세훈을 상대로는 어렵지 않겠느냐” “강풍(康風)은 커녕 불안하다”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강 후보의 선거 전략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말까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오차범위 내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의원에 앞서 있던 강 후보(9일 조선일보와 한국갭럽 여론조사 43.1% 대 41.3%)의 지지율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하더니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지난 10~11일 실시된 조사에서는 2.6%P 차이로 오 전 의원에게 추월을 당하더니(MBC와 코리아리서치 조사 36.4% 대 39.0%), 12일 조사에서는 9.1%P(CBS와 리얼미터 조사 36.2% 대 45.3%), 18일 발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12%P 차로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12~15일 실시, 31% 대 43%) 사실상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당장 당 안팎에서는 일정 부분 승패가 기울어 진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게임은 끝났다. 오세훈을 상대로는 안 된다”면서 자포자기의 심정도 내보였다. 통상적인 선거가 당 지지율을 밑바닥에 깔고 후보의 정책 이미지 등 개인적 요인 등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인데, 낮은 당 지지율 속에서 현재의 판세도 플러스 알파로 작용할 공산은 크지 않다는 판단인 것이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내포돼 있지만 일단은 승패가 기울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당내 일각에서는 특히 이 기간 중에는 한나라당 중진급 의원의 공천비리 파문이라는 나름의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점에서 강 후보의 선거 전략에 뭔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 ‘시민위원회’ 등의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공격적인 선거 전략을 요구하는 듯한 분위기지만 강 후보 스스로가 이같은 선거 전략에는 일정 부분 선을 긋고 나선 상태여서 당내에서 적잖은 당혹감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 후보 측은 일단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신경쓰는 눈치다. 강 후보 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식 의원은 17일 기자와 만나 “조사마다 편차가 심하다. 수치 의미는 없고 트랜드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강 후보는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생각하고 있다. 위기의식 같은 것은 없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오 의원은 그러면서 “그간 준비해온 구체적인 정책공약과 전략, 그리고 경륜에서 오는 깊이가 경쟁력측면에서 자신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양 후보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정책이 제시되는 순간 (지지율의) 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며 정확한 민심이 반영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서도 “20~30대 층에서는 우리가 강세인데, 이미지가 오 전 의원과 오버랩되면서 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누가 진정성을 가지고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하면서 설득력있게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40대 층의 경우에는 어느 당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느냐와 맞물려 한나라당-오 전 의원의 지지기반이 단기적으로 결집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충분히 조정 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직은 서울시장 최종 후보자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얼마든지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 의원은 이어 “당초 새로운 정치변화의 고민과 생각을 전달하는 측면을 피력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피력이 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구체적인 정책을 내고, 구체적으로 ‘왜 강금실은 선택해야 하는가’를 시민들에게 내놓고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