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악할 만한 비리가 또 있다’(?)

    무책임한 ‘폭로전’을 일삼은 데 대한 비난의 화살이 열린우리당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당이 ‘경악할 비리’ 제2탄의 폭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 ‘경악할 비리’라면서 예고까지 하고 폭로했던 이명박 시장 관련 의혹은 실제 김한길 원내대표가 언급했던 ‘경악할 만한 비리’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경악할 비리’는 따로 있는데 아직 사실관계 확인이 덜 파악됐다는 것이다.

    당의 한 핵심 의원측 관계자는 “한나라당 주요 인사에 관한 ‘경악한 만한 비리’는 공천자금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당 차원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한나라당 중진과 초선 의원이 연루된 대규모의 공천자금비리 사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실 관계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표를 못했고 그 대신 이 시장 관련 건이 발표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김 대표가 ‘경악할 만한 비리’라고 언급하지만 않았더라도 이번에 발표된 이명박 시장건(별장파티)도 놀랄 만한 것이었다”면서 “제대로 된 확인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의혹제기만 하는 수준이 오히려 역공의 빌미가 될 수 있어 현재 확실한 사실 관계 확인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열린당은 17일 ‘경악할 비리’라면서 예고까지한 폭로건의 실체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제대로 된 확인도 거치지 않고 ‘폭로전’을 일삼은 데 대한 비난이 일자, 당초 입장에서 한발 빼기는 했지만 ‘경악할 만한 비리’에 대한 표현 문제에 불과하지, 의혹 제기는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악할 비리가 확인됐다’는 발언의 당사자인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의장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 표현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슨 예고를 한 것처럼 비춰진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어제 발표된 건(이명박 서울시장 등과 관련한 의혹 등)에 대해서는 지난주에 듣고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발언 배경에 대한 부연을 했다. 사실 ‘경악할 비리’라는 발언이 문제가 있을 뿐, 제기된 내용은 그야말로 중요한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김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과 함께 이 시장에 대한 열린당의 공격 포인트도 일정 부분 조율된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의혹 폭로 당시만 해도 ‘별장 파티’ ‘30대 중반의 모대학 성악과 강사 등 여성’ 운운에 이어 ‘여흥’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이 시장의 도덕성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었지만 이날은 철저히 이 시장과의 선병석 전 서울시테니스협회장과의 관계로 초점을 맞췄다. 

    당초 이번 폭로건의 구체적인 ‘물밑 작업’을 해 온 안민석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의 핵심은 별장파티가 아니라 예비 대권주자로 말해지는 거물 정치인 이 시장이 선씨와의 특수한 친분관계를 부정하며 명백한 거짓말을 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열린당은 황제테니스 의혹사건을 처음 접근했을 때부터 선씨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친분관계를 부정한 이 시장의 거짓 해명을 분명하게 밝혀야만 의혹을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 시장과 선씨와의 특수관계 규명을 통해 이 시장의 황제테니스 관련 일체의 해명이 명백한 거짓이었음을 입증하려 한 것이며 이는 16일 확인된 별장파티를 통해 사실로 판명된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실에서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 장 의혹과 관련,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다. 계속해서 확인작업을 해보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정황만 가지고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