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대선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여권과 김대업씨의 '병풍공작'으로 꼽고 있는 한나라당이 최근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열린우리당의 폭로와 공작정치를 '제2의 병풍'으로 규정하고 이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이 '테니스 논란'의 핵심인물인 선모 회장과 '별장 파티'를 함께 할 정도로 특수관계였다며 의혹을 제기한 열린당의 폭로와 '경악할 만한 한나라당 고위 인사의 비리사건'을 공개하겠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을 코너로 몰아가려는 여권의 움직임에 한나라당은 단단히 화난 모습이다.
17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당 지도부들의 표정은 모두 굳어있었다.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등은 회의시작 전 부터 별도의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나타냈고 참석자들도 입을 굳게 닫은 채 심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한나라당은 정말 제살을 도려내며 깨끗한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데 상대당이 너무 비열한 정치공작으로 정치권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시작부터 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 원내대표는 "그래서 그동안 준비해오던 '정치공작금지법안'을 내일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이는 선거를 앞두고 허위사실을 폭로할 경우 이 내용에 대해 72시간 이내에 입증하지 못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정치공작금지법안에는 허위사실 폭로자가 대선 후보자일 경우 정당은 후보자 사퇴는 물론 당선이 된다해도 무효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원내대표는 "후보자의 경우 특히 대선에 있어서 그 당이 관련됐을 경우 해당후보 사퇴는 물론 당선이 되고 당선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공작대책반'을 구성해 열린당이 진행하고 있는 공작정치의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열린당이 지난 대선 때부터 고질적인 정치공작을 계속해서 하고 언론과 TV를 통해 드라마처럼 사실이 아닌 내용을 폭로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감옥에 가면 그 사람의 꼬리를 자르기 식으로 공작정치를 진행해왔다"며 "한나라당은 '정치공작대책반'을 구성해 열린당의 폭로정치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강두 최고위원은 "고유가와 환율급락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고 서민들은 고통받고 있는데 대통령은 댓글이나 올리고 여당의 원내대표는 비열한 음해공작이나 하고 있다"며 "그렇게 자신이 없으면 '두손들고 정권을 내놓아라'고 말하고 싶다"며 개탄했다.
윤건영 수석정책조정위원장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일국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의 주요인사들 수준이 겨우 이 정도냐. 민초들의 고픈 배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주린 국민의 배를 아프게만 만들어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 하는 여당의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윤 위원장은 "김대업 사건, 기양건설 비자금 수수설, 설후 전 의원의 20만달러 수수설 등 여당은 과거 근거없는 흑색선전을 일삼아 국민의 눈을 흐리고 정권을 훔쳐갔다"며 "지금의 대통령, 총리, 정치장관들, 그리고 여당의 수뇌부가 모두 이러한 정치사기의 수혜자서 낯을 들고 다니기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구태의연한 공작정치를 계속하고 있고 이 정권은 정치공작과 허위날조로 국민의 표를 훔친 데 재미를 붙인 나머지 국리민복은 안중에도 없는 구제불능 정권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경악할 흑색선전으로 온 국민이 황당해 하고 있다"며 "김대업 설훈 기양건설 폭로가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면 어제 열린당 폭로전은 강금실 전 장관의 서울시장 당선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열린당은 벌써 습관성 허위폭로를 하고 있다"며 "말로는 네거티브전략을 쓰지 않겠다면서 네거티브 밖에 할 줄 모른다. 이는 정책이 빈약하고 자질이 부족한 후보를 억지로 당선시키기 위한 수법으로 지난 대선 때 마타도어 식의 수법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으로 열린당은 '흑색선전당' '폭로전문당'임을 드러냈다"며 정동영 당의장의 대국민사과와 김한길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김한길 원내대표가 허위폭로의 마지막 정치인이 되게 해야한다"며 "열린당이 정상적 정당이고 개혁을 주장하는 정당이라면 스스로 김한길 원내대표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