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14일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파문과 관련, “한나라당의 주요 인사에 대한 경악할 만한 비리가 확인됐다”며 내주 초 발표를 언급한 것을 놓고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당사자인 만큼, 김 원내대표 발언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등의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무슨 일이 터질지 조마조마한 분위기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나라당의 주요 인사에 대한 큰 문제로 보이는 제보도 있고 상당부분 확인도 진행돼서 다음 주 중이면 밝힐 수 있는 것도 있다”면서 “다음주에 발표하게 되면 상당히 많은 국민들께서 경악하실 만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대단히 중요한 인사”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리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언급 방식이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은 것이나 그 표현의 수위를 감안할 때 지방선거 정국을 확 뒤엎을만한 ‘핵폭탄급’일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일단 김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당 지도부는 물론 소속 의원들도 전혀 감을 잡지 못한 분위기 속에서 일단 내주 발표될 때까지 지켜보자는 것이다. 이광재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들로부터) 처음 듣는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또다시 공천비리가 국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클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뭔가 큰 것이지 않겠느냐“며 ”자잘한 것에서부터 한나라당 출신 지자체장이 관계돼 있지 않은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의 공천과 관련한 제보 뿐만아니라 이미 경선이 진행된 지역에 대한 제보가 속속히 당에 접수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를 잡은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일단 열린당 내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온갖 소문만 현재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가뜩이나 공천비리 파문으로 이미 ‘카운터펀치’를 맞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거의 넋이 나간 분위기다.
이미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비리 의혹이 터진 상황에 이어 수도권과 ‘텃밭’인 영남지역에서도 공천비리가 드러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 때문이다.
현재 당 클린공천감찰단의 집중 조사 대상에 곽성문 한선교 의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 외에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K·J 의원 등 4명, 영남지역의 K·L·J 등 5명을 포함해 9명 정도의 현역의원이 공천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설이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칼을 대는 족족 터지는 화약고인 셈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당 클린공천감찰단장인 김재원 의원은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비리 혐의를 검찰에 수사의뢰하겠다고 발표 한 직후, 박근혜 대표를 면담해 클린공천단장직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이날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서 열린 정책토론후 기자들과 만나 “비리란 것은 정치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고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라면서 “비리 문제를 단순한 정치공세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추가 비리 적발시 대응방침에 대해서는) 분명한 것을 잘못이 있으면 언제든 깨끗이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김한길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국회 브리핑을 통해 "그 자체가 국민을 경악하게 하는 흑색선전이고 대야당 협박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수뇌부에서 야당을 죽이기 위한 비열한 정치공작이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즉각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열린당 지방선거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한 구태의연한 정치공작과 흑색선전을 포기하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