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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의원의 바람(吳風)이 뜻밖의 장애물에 부닥친 모양새다. 12일 저녁 한나라당 공천비리 파문이 터지면서 서울시장 선거 판세에 변수로 작용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당내 서울시장 경선 판도를 뒤흔들고 최근에는 열린우리당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돌진하던 ‘오풍’이 과연 계속 이어질 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열린당은 그간 오 전 의원과 관련해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적잖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포착돼 왔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터지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는 판단하에 적극적인 활용방안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일단 당 내부에서는 중앙정치의 흐름에 민감한 서울시장 선거의 특성상 이번 파문은 상대적으로 자당 예비후보인 강금실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보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거세게 몰아닥친 ‘오풍’에 대한 불안감의 끈을 놓지는 않은 모습이다.
이들이 당초부터 기존 정당의 이미지와 단절돼 있었고 이미지 대결 양상이었던 만큼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모르는 변수보다는 당장의 눈 앞의 수치로 나타나는 여론조사 등 객관적 지표 만을 놓고봤을 때 ‘오풍’의 기세가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이번 공천 파문이 터지기 직전만해도 겉으로는 내색을 안했지만 자포자기 심정이 있었던 것이 이런 상황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열린당 핵심 의원 측은 그간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겉으로 내색은 못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심정”이라면서 최근의 당내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일정 부분 승패가 났다고 봐도 된다‘는 생각도 당내에는 있다”고도 말했었다.
지금의 당 지지도를 감안했을 때 한나라당 후보와 10%P 정도의 지지율 차이를 유지해야 본선 무대에서 접전이 가능한데 오 전 의원의 등장으로 그렇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이번 공천비리 파문이 곧바로 열린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서 지방선거 참여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 일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오 전 의원의 ’깨끗한 이미지‘ 분쇄를 위해 오 전 의원의 16대 국회 당시의 법안과 관련한 행적 캐기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말도 당 안팎에서는 나오고 있는 점도 전적으로 한나라당 공천비리 파문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