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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자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이미지 정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오세훈 전 의원이 ‘오풍(吳風)’을 등에 업고 강금실 대항마로 급부상하자 서울시장 출마 준비가 촉박했던 ‘약점’을 십분 활용해 이번 당내 경선을 ‘이미지 VS 콘텐츠’의 대결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홍준표 “강남 헬스장에서 선텐이나 하던 ‘꽃미남’ 등장”
홍 의원은 11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강 전 장관을 ‘춤꾼’에 오 전 의원을 ‘꽃미남’에 비유하며 5·31서울시장 선거가 두 사람의 대결로 이뤄지면 ‘인기탤런트 선발대회’가 될 것이라고 폄훼했다. 그는 특히 오 전 의원이 5·31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언론의 집중을 받는 데 대해 불쾌해 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춤꾼에 대항해 꽃미남이 나오니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며 “강금실의 ‘보랏빛 카드’와 오세훈의 ‘녹색 카드’의 이미지 선거가 충돌하면 정책은 실종된다. 두 사람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부터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 vs 이미지’ 전쟁으로 급변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 전 의원을 향해 “강남 헬스장에서 선탠이나 하고 이미지를 가꿀 때 나는 서울시정을 연구했고 피눈물을 흘리며 대여 투쟁을 해 왔다”며 “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두고 머뭇거리다가 출발한 사람이 1000만 서울시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자신의 대표적인 공약인 ‘아파트 반값 공급’을 오 전 의원이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는 “늦게 나오다 보니 공약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 아파트 값을 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이 아니고 제3의 아파트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열린당이나 일부 방송에서 하는 것처럼 강금실 띄우기의 10분의 1만이라도 해줬으면 우리 후보들이 왜소해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당 지도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또 “일부 유력한 언론 매체조차 노무현 정권의 ‘실정 숨기기 전략’에 편승해 인기투표식 여론 조사를 앞세워 ‘이미지 전쟁’을 거들고 있다”며 “강금실·오세훈의 선거구도는 노 정권이 ‘정권 심판론’을 실종시키고 서울시장 선거를 이미지 선거, 인기투표식 선거로만 몰아가려는 책략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이번 선거를 ‘인기탤런트 선발대회’로 몰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의미는 ‘일꾼을 뽑는 것’이고 ‘노 정권 3년 반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며 “집권 여당의 술책에 휘말려 정책대결을 등한시하고 ‘이미지 vs 이미지’로 전단(戰端)을 형성하는 것은 결국 ‘노무현 정권 심판’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맹형규 ‘강금실 보랏빛’ 비판 통해 오세훈 간접 공격
맹 전 의원은 우선 칼끝을 안이 아닌 바깥으로 겨눴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의 ‘보랏빛 정치’에 대한 날선 비판은 ‘초록’을 상징색으로 내세운 오 전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 서울이 너무 가볍게 취급되고 시민들의 삶과 미래가 무시당하고 있다. ‘이미지 정치’라는 유령에 홀려 있기 때문이다”며 “실용과 생산의 정치가 자리잡아야할 그 자리를 엉뚱하게도 알맹이 없는 이미지 정치가 주인행세를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지 정치는 망국적 지역주의와 마찬가지로 ‘묻지마 투표’를 조장한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정치 독초”라며 “노 정권은 지난 3년간 무능과 실정에 대한 심판을 피하고자 국민들의 신성한 주권행사를 인기투표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정권을 엄정하게 심판하고 쭉정이 정당이나 인물을 솎아 내지 않는다면 이번 지방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수도이전 문제를 ‘문화관광부 하나 빠져나가는 정도’라고 치부해버리는 후보에게 어떻게 서울을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며 “그런 후보가 당선된다면 수도서울을 노 정권에 19번째 부처로 헌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에서 국민들은 노무현 후보의 눈물에 감동받아 5년치의 기름을 주었지만 이미 편가르기 정치, 갈지자 정치로 모두 써버렸다”며 “그런데 ‘감성 정치’라는 명분으로 기름 없는 자동차를 세차하고 예쁘게 색칠해 마치 새 차인 양 팔아먹으려고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미지 정치와 콘텐츠 정치의 대결에서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은 분명하다”며 “서울시민들의 삶과 정치 발전을 위해 열린당이 벌이는 망국적인 이미지 정치와의 일대 결전에 기꺼이 나를 바치겠다. 보랏빛 말잔치가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맹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정책 선거를 위한 서울 전역 권역별 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서울시를 4~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현안과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해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을 검증하자는 것이다. 그는 “구호성 말잔치가 아니라 준비된 공약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토론회 진행방식은 각 후보별 협의를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