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때문에 재미있어진 것 아니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선거캠프 대변인 오영식 의원은 10일 전날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오세훈 전 의원과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 가상대결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의 강 전 장관 발언을 살짝 귀띔했다. 오 전 의원의 행보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가 한나라당 내 서울시장 후보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하지만 같은 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에게는 기겁할 소리다.

    진 전 장관은 최근 한 여론조사(한국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에서 실시한 경기지사 가상대결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44.6%)에게 무려 16.4% 차이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가 또 다른 한나라당 김영선(32.0%) 전재희(35.8%) 의원과도 녹록치 않은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그는 열린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지지율에 별별 생각을 다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장 진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진 전 장관이) 속상해 하고 있다. 억울한 심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진 장관의 최근의 심경을 전했다. 언론 등의 관심이 서울시장 선거에 70~80% 쏠리는 상황이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과거 자신의 행적에 비쳐볼 때 쉽사리 적응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중적 인기가 높은 강 전 장관의 '강풍 효과'만을 기대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자존심도 상했다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나름대로 역할론을 내세워 선거전략을 취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속상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할지라도 진 전 장관은 일단은 열린당의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선 강 전 장관과의 전략적 연대를 강조하면서 강풍 효과가 경기도에도 불어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오세훈 카드로 강풍이 다소 주춤해진 상황에서 전적으로 강풍에 기대하기 보다는 독자적인 여론몰이에도 나선 모양새다.  

    그는 당장 11일 자신의 선거캠프 개소식을 통해 기자들에게 일정부분 밑그림을 잡아가는 선거전략과 공약 등을 제시하면서 독자적인 ‘진대제’를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16일에는 진 전 장관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독자적인 전략을 브리핑하겠다는 계획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