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의원들의 표결 결과를 다 까라”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구을)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최연희 의원에 대한 국회 본회의 사퇴촉구권고결의안이 '가까스로' 통과(찬성149, 반대84, 기권10, 무효17표)된 직후인 7일 한나라당을 향해 이같이 말하면서 자신도 열린당 의원들의 표결 상황을 밝히겠다고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최 의원의 사퇴촉구권고결의안에 대한 표결에서 반대표가 상당수 나온 것은 것은 한나라당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인데,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오히려 자신은 기권표를 던졌다며 열린당에 덮어씌우기 하고 있는데, 이럴 바엔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서로의 표를 ‘까 보자’는 것이다.

    정 의원은 최 의원 여기자 성추행 사건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당시, 국회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은 물론 한나라당 이 대변인이 버젓이 보고 있는 앞에서 최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장면을 재연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후, 성추행 장면 재연이 논란이 되자 전면 부인에 나서면서 현재는 사실관계를 놓고 법정다툼에까지 가있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한나라당 이 대변인이 표결 직후 자신은 기권표를 던졌다면서 열린당의 투표 결과 고백을 요구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얼굴이 화끈 거린다. 뭐 떳떳할 것이 없어 최연희 사퇴촉구권고결의안에 ‘기권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 하느냐”고 쏘아 붙였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기권표’에 대해 커밍아웃 할 것이 아니라 의혹이 일고 있는 (최 의원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은폐의혹에 대해 밝혀라”면서 “현장에 있던 이 대변인은 되지도 않는 엉뚱한 얘기하지 말고 (당시)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이어 “나는 찬성표를 던졌다. 누가 더 떳떳하느냐”고 주장하면서 “가뜩이나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있는 마당에 이참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최연희 사퇴권고 결의안의 표결에 대해 다 까자. 덮어씌우기 논란을 벌이지 말고 이 대변인이 앞장서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표결 결과를 다 까라. 나도 우리 당 의원들의 표결 상황을 수집해서 밝히겠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후안무치와 이 대변인을 한탄한다”고까지 했다.

    정 의원은 또 “나는 그동안 ‘최연희 성추행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최 의원의 ‘반성의 최소한’으로 의원직사퇴를 주장해 왔다. 그리고 그 근본원인인 정언유착에 대해 추궁해 왔다”면서 자신이 최 의원 성추행 사건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열린당 당권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2월에도 정동영 의장의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으면서 상대후보인 김근태 최고위원을 향해서 “고정하시고 평상심을 회복하라” “후배 정치인의 충언을 뾰루퉁하고 까칠하게 받으십니까” “그런 느린 속도로는 역동성 있게 변화하는 21세기 시대정신을 따라 잡을 수 없다” “개혁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개혁의 고비 고비마다 어디서 무엇을 하셨느냐”는 등의 거침없는 공격을 가해 소속 의원들로부터도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었다. 당시 한 의원은 “배지를 달고 뭐하는 짓이냐”며 욕설과 함께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었다.  

    65년생 충남 금산 출생으로 건국대 총학생회 간부 출신인 정 의원은 지난 89년 전대협의 미국 대사관저 검거농성 등으로 구속돼 2년을 복역한 적이 있으며, 그 이후 학원을 운영해 경제적 기반을 다져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