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도 1위인 후보자로서 넓은 포용력으로 양보했다”

    5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고고한’ 태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당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인데…’라며 강 전 장관의 이런 태도에 속을 태우는 모습도 발견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못 봐주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열린당은 강 전 장관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 선거캠프 진용에서부터 선거전략까지 모든 것을 ‘강금실식(式)’으로 치다는 방침이다.

    강 전 장관은 6일 라디오 시사프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시종일관 ‘고고한’ 답변 태도를 보이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데 대한 여유로움에 ‘흠뻑 취한’ 모습을 내비쳤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당이 심각한 상황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당내의 절박한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를 보였다.

    강 전 장관은 우선 ‘MBC 100분 토론’ 단독 출연 철회 배경을 묻는 질문에 “출마 선언하면서 정치공세를 그만한다고 선언한 만큼 1위인 후보자로서 넓은 포용력으로 양보하는 마음으로 포기했다”고 했다.

    강 전 장관은 또 ‘출마선언을 일부러 늦춰 본인의 가치를 높였다는 비판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개인으로서는 출마선언이 빠른 감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선을 목적으로 어떤 뭐든지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하는 행위, 당선을 목적으로 그냥 풍선띄우기같은 공약 제시, 이런 행동은 하지 않고 싶다”면서 ‘원칙’을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또 ‘출마선언 전에, 선거를 치르면서 강금실 이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허물어질 까봐 고민 중’이라고 한 발언의 의미를 묻자 “어떤 새로운 정치가 코미디라고 웃지 않고 ‘아, 정말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네’ 이런 행태를 제가 보여드려야 되는데 정치공세가 심한 상황이고 당 지지도도 낮은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내가 그런 새로운 정치를 계속 일관되게 보여줄 수 있겠느냐’는 문제는 어렵다고 보지만 포기하기보다는 내 역할을 하자고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새로운 정치를 위한 ‘희생’이 섞인 결단이었음을 강조했다.

    강 전 장관은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와의 관계에 대한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서도 큰 소리로 “호호호” 웃으면서 “어느 정도는 근거를 갖고 비난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엉뚱한 말을 하니까 좀 놀랐다. 그건 이미 신문에 다 난 사실들을 다 엉터리로 얘기한 것”이라고도 했다.

    강 전 장관은 또 시전에 대한 자신의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왜 하필이면 나에 대해서만 그런 문제제기를 할까’ 그런 관점에서 되짚어봐야 하지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후보 누구에게서도 추진력이 떨어진다거나 능력이 안된다는 평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여성이라는 편견도 일반적으로 깔려 있다“고 했다.

    강 전 장관은 진행자가 마무리 멘트로 “(인터뷰를 통해) 기회가 되는 대로 다시 검증의 기회를 갖겠다”고 말하자, “호호호”라며 특유의 웃음 소리를 냈다. 마치 ‘검증은 무슨 검증이냐’는 식의 웃음소리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