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시장 출마선언에 이어 6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할 것으로 알려지자 야당은 방송의 편파성을 주장하며 발끈하고 나섰다. 최근 강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된 방송 보도에 대한 한나라당의 불만이 컸던 만큼 이번 강 전 장관의 방송출연에 대한 한나라당의 태도는 강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동당 역시 MBC에 불만을 강하게 표출하며 MBC가 강 전 장관의 토론회를 진행할 경우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고 민주당도 토론의 기획의도를 밝혀야 한다며 MBC를 비난했다. 따라서 강 전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TV토론 문제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전 장관의 방송출연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한 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까지 주장하는 등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모양새다. 

    "누가봐도 강금실 띄우기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나치게 특정후보에 대해 편파적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의장은 "강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이후 바로 방송토론회에 출연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여야 후보가 확정되면 공정하게 후보들에게 똑같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MBC의 강 전 장관 출연 재고(再考)를 주장하며 "이 부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강금실 독점쇼' MBC 100분 토론방송은 중단돼야 한다. 이는 명백한 불공정 방송이고 불공정한 선거지원 행태로 과연 강씨의 방송출연이 긴급을 요하거나 중대한 사안이냐"며 비난을 쏟았다. 이 대변인은 "강씨는 아직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된 것이 아니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만 발표했다"며 "그럼에도 공영방송인 MBC에서 강씨가 출마 선언한 다음날 뉴스가치를 이유로 100분 토론에 출연시키겠다는 것은 특정후보 띄우기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MBC가 강씨만을 위한 강금실 단독 방송을 계획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불공정, 불공평한 것"이라며 "방송은 후보자를 초청하는 대담·토론 프로그램에는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여 후보자들이 균등한 참여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3조만 보더라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0분 토론 프로그램 내용이 출마를 결심한 배경과 향후 포부, 서울시 발전을 위해 추진할 핵심공약과 시정철학을 밝히는 것이라면 이는 분명 선거에 관한 것임에 틀림없다"며 "한나라당은 MBC 100분 토론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선거법 위반여부를 오늘 중으로 질의할 것"이라고 밝힌 뒤 "MBC는 선관위와 방송심의위의 심의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강씨의 방송출연을 전면 보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도 "선거방송 규칙상 어긋난지를 판단하고 문제가 되면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며 강 전 장관의 방송출연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 본부장은 "한나라당 후보가 가시화되면 강 전 장관이 했던 동등한 조건으로 토론회를 준비해줘야 한다"며 "이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MBC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 부대변인은 "MBC가 지방선거를 두달 앞두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여당편들기를 하고 있다"며 방송의 편파보도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부대변인은 "이것은 누가봐도 여당 후보 띄우기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강 전 장관은 스스로 불공정한 방송의 출연요구를 거부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방송의 여당 편들기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식으로 방송하니까 MBC가 편파방송국이란 비판듣는다"

    민노당도 MBC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아직 열린당 후보로 입당하지도 않았고 공식 후보접수도 하지 않은 강씨가 후보로서 선전할 수 있는 온갖 기회를 갖는 것은 불공정 선거이며 불공정 방송이라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며 "(강씨가)단독으로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유권자에게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MBC의 일방적인 강금실 띄우기"라고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런 식으로 불공정 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MBC가 편파방송이란 비판에 휘말리는 것이고 (강씨가)그동안 석 달 넘게 유권자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출마여부에 대한 불투명한 입장을 보였으면서 MBC의 제안을 냉큼 승낙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MBC와 강 전 장관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MBC는 이번 편파방송 논란으로 더 심한 어려움에 처할지도 모른다"며 "MBC가 내일 방송을 강행한다면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강씨도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만 담아내는 토론회를 수락한 것을 부끄러워 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유독 MBC가 강금실씨를 대상으로 100분 토론을 진행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맹백한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 뒤 "MBC는 강금실씨를 대상으로만 TV토론을 갖기로 했던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