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갈량이 적벽대전을 앞두고 남동풍이 불기만을 기다렸듯이…’

    열린우리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풍(康風)’이 불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강금실 바람’ 소위 ‘강풍’이 불어주기만 한다면 의외의 대승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 연초만 해도 ‘해보나 마나’라는 패배감이 팽배했었지만 최근에는 ‘한번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정동영 의장은 4월을 추격의 달로 선언하며 당 지지율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당운이 걸린 선거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고 효과도 불확실한 강풍만을 목 빠지게 바라보는데 대해 적잖은 우려감도 나도는 모습이다.  

    열린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바람론’으로 몰아가려는 계산이다. 원체 낮은 당 지지율로 ‘당 대 당’ 대결구도나 조직선거로 맞설 경우 완패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에 앞서 정계개편의 신호탄 등이 될 수도 있는 의미를 가지는 선거라는, 그 비중을 감안할 때도 바람이 충분히 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열린당은 ‘강금실 선거’로 분위기만 띄워진다면 경기도는 물론 충청·호남권으로 이어지는 노란색의 서부벨트가 완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보이고 있다. 또 서울시장 선거의 상징성이 큰 만큼 상대편에 주는 데미지도 그만큼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내에서는 강 전 장관에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로 외부인사영입론 등이 불거져 나오면서 일부 잡음이 들리는 것도 열린당의 입장에서는 강풍의 부대 이익으로 여기고 있다.

    강풍은 당장 지지도가 오르지 않아 다소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는 열린당 후보로 경기도지사 출마가 확정된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진 정 장관의 선거캠프에 현역 의원들을 대거 집중해 투입시킨 것도 서울 등 수도권의 선거 양상이 서로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만큼 ‘강풍’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당의 조직적인 뒷받침만 제대로 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고무적인 반응이다.

    게다가 10일 국회 분수대 앞에서 열린당 의원과 당직자 300여명이 참석해 최근 유행하는 ‘꼭짓점 댄스’를 선보일 예정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월드컵과 지방선거가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축제 분위기로 이끌어 강풍 효과를 확실히 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의도는 강 전 장관이 최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강금실 다움’을 보여주는 선거방식이 뭐냐"는 질문에 “선거 과정에서도 즐거운 잔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봄맞이 대축제’ 이게 내 소망”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실제 이런 분위기는 강 전 장관의 선거 틀에서도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선거캠프 진용에서부터 선거전략까지 모든 사안에서 강 전 장관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는 모습이다. 당은 2차적으로 뒤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정도다. 당장 당 일각에서는 ‘당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인데…’라며 강풍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강풍에 ‘올인’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냐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강금실 거품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강풍’이 어떻게 불어 닥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