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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브로커 김재록씨 로비의혹 사건의 파장이 ‘DJ 정부’ 당시 고위 경제관료들은 물론 여권 실세들까지로 확산되면서 열린우리당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당초 김씨와의 친분설 수준에 머물렀던 강봉균 열린당 의원(현재 당 정책위의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장에 대한 의혹이 구체화되는가 하면, 열린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김씨와의 관계에도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가 작년 4월 모 대학 강연에서 이해찬 전 총리, 정동영 열린당 의장, 이종석 통일부 장관 등 정권실세들과의 친분을 강조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야말로 ‘김재록 불똥’이 어디로 튈지 열린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는 차치하고라도 김씨 로비의혹 사건이 게이트로 비화될 경우 여권 전체에 치명타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열린당은 이같은 각종 의혹의 진원지가 한나라당이라는 점에 예의주시하며,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정치공세를 퍼붓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열린당은 우선 김씨와의 관련설이 나도는 당 인사 문제에 대해 “이들측에서 ‘대꾸할 가치를 전혀 못 느낀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면서 “근거없는 (한나라당의) 의혹제기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했다. 김씨 로비의혹 사건의 확산을 우려하면서도 각종 의혹제기로 정치공세를 펴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가만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열린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김씨와의 관계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서는 발끈하며, 지방선거를 앞둔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에 법적인 대응은 물론 온갖 수단을 모두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열린당은 당 정책위의장인 강봉균 의원이 2000년 9월 당시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이었던 김재록씨와 함께 아더앤더슨 비용으로 시드니 올림픽에 부부동반 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해서도 아더앤더슨 초청으로 다녀 온 것인만큼 ‘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박명광 당의장 비서실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 정책위의장이 당시) 잠시 공직에서 물러나있던 상황이었고 업무연관성도 없었다던데…”라고 했으며, 문병호 의원은 “강 정책위의장이 당시 교수로 계셨던 것 같은데, 이번 사건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강 의원측도 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시는 선거에서도 떨어지고 공직에 있을 때도 아니었다. 올림픽 후원사였던 아더앤더슨이 각 지사에 배부한 티켓과 항공권으로 여행을 다녀온 것일 뿐"이라며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로비를 받은 만한 위치도 아니였다는 것으로 김씨 비리의혹과 연관짓는 것은 정치공세라는 주장이다.
한편, 김씨는 작년 4월 모 대학에서 ‘한국경제, 선택과 집중‘이란 주제로 가진 강연회에서 현 정권의 실세들과의 친분을 강조했던 것으로 31일 드러났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나는 경력이 특이하다. 김대중 당시 새천년민주당 총재와 인연이 돼 전략기획특보를 했다. 그 때 이종찬씨가 본부장을 맡았고, 현 총리인 이해찬씨가 부본부장이었으며, 요즘 대권후보로 뜨는 정동영씨가 대변인이었다. NSC의 이종석 사무차장(현 통일부 장관)이 내 친구”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