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공장에서 반도체가 아닌 콩을 재배한다?’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출마자인 김문수 의원은 30일 공장 한 가운데 거대한 콩밭을 가지고 있는 경기도 이천의 하이닉스사 공장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낳은 기형아라고 개탄하며 수도권정비법의 폐지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홈페이지 ‘한나라 칼럼’에 올린 ‘콩밭에서 반도체 난다’는 글을 통해 “반도체 공장에서 반도체가 아닌 콩을 재배한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하이닉스사 공장의 한 가운데는 1만7000평의 거대한 콩밭이 있다”며 “첨단 반도체 공장 한가운데 콩밭이라니…”고 혀를 찼다.

    그는 “이런 우스꽝스런 공장의 모양새는 수도권정비법 덕(?)에 생겨났다”며 “처음에 공장부지로 허가했던 정부가 어느 날 느닷없이 항공사진을 들이대며 ‘절대농지’이니 농사를 지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공장에서 농사를 지으라니 어이없었지만 별 수 없었다”며 “하이닉스는 콩 농사를 짓겠다면 밭을 만들었지만 콩 농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공장을 확장해서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국제 시장에 내놓아야할 판에 콩밭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마음은 어떻겠느냐”고 한숨을 내쉰 뒤 수도권정비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정비법은 수도권의 환경문제와 기업의 지방 분산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수도권 공장건설 연면적을 제한하고 있다”며 “하지만 환경시설을 제대로 갖출 여력이 없는 소규모 공장과 축사만 늘고 있으며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분할, 수도규제정책을 그대로 놔둔 채 수도권에 어설픈 장밋빛 청사진을 백날 쏟아 내거나 몇 만불 목표를 세운다고 해서 수도권이 발전되지 않는다”며 “수도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도권 공장 증설을 막고 있는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활성화에관한법률(산집법)이 폐지돼야 하고 수도권의 계획적 성장관리를 막고 있는 수도권정비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독일의 최고기업 ㈜씨멘스오토모티브와 일본의 토판(TOPPAN)사도 투자를 희망하나 수도권 규제 장벽에 가로 막혀 애를 먹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