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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기강 해이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행정관이 국가기밀로 분류되는 중대 문건을 유출하는가하면 또 다른 행정관이 아내를 살해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최근에는 ‘골프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비서관이 버젓이 대기업 간부와 골프를 치는 모습도 나타났다. 말 그대로 ‘갈 때까지 간’ 셈이다.
당장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청와대’란 말을 우리는 ‘큰집·학교(교도소의 은어)’ 등으로 불러야 할 때가 됐다”며 참여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청와대 기강해이는 노무현 정부가 최고의 덕목이라고 주장하는 ‘도덕성’은 차치하고라도, ‘코드’로 대변되는 노 정부 인사정책의 부적절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말 그대로 코드 인사가 불러온 ‘재앙’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 기강해이를 노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권력누수현상)’과도 연관짓고 있다. 임기 말로 들어선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노 대통령 퇴임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줄대기’ 내지는 대기업 간부와의 관계 등에서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는 귀띔이다.
당장 지난 2월 벌어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록(3급 외교기밀) 유출 사건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문건을 검토하는 청와대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을 통해 새어나온 중대 문건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의전비서관 행정관을 통해 유출될 당시 그 자리에는 현직 의원과 대기업 간부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골프 파문으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불명예 퇴진하는 일이 벌어져 사실상 공직사회에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비서관이 전혀 아랑곳 않고 골프를 쳤던 모습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당시 골프장에는 모 기업 간부가 동석하고 있었는데, 그 기업은 비자금 문제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그룹의 관련 회사였다. 특히 골프 물의를 빚은 비서관은 모 기업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02년 대선때 노무현 후보의 노동특보를 지낸바 있다. ‘코드 인사’가 공직기강 해이 초래에도 무관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네티즌의 원성을 담은 목소리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이디 ‘gumddeul’는 “정신없는 인간들만 모인 곳이 현재의 청와대 같다”고 했으며, ‘car16’은 “청와대란 말을 이제 우린 큰집·학교로 불러야 할 때가 됐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네티즌 ‘fnvision’은 “살인, 뇌물수수, 불륜, 기강해이 등은 3류 조직에서나 볼수 있는 행태다. 나는 수십년을 조직속에서 살았어도 내가 몸담은 조직에서는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행태들인데 이런 것이 개혁이었느냐”면서 울분을 토했다. ‘buyamond'는 "여야를 떠나서 정치를 명예로 생각하는 사람이 나서야지… 돈과 명예를 한번에 쥘려는 자들이 줄을 서니 그것이 문제다. 돈 없던 자들도 권력의 막강한 힘에서 나오는 향기에 돈을 모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아직 멀었다. 대한민국은 아직 한참 멀었다"고 한탄했다.
아이디 ‘khg4747’는 “어느 공직, 어느 기업 보다도 조심하고 엄정하여야 할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근무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바라보며 국민으로 부터도 인기 없는 노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기는 촉진제 역활을 하는 것 같아 국민의 한사람으로 답답하기 짝이없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