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24일 오후 6시30분(이하 한국시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가 주례하는 예식을 통해 추기경에 공식 서임됐다. 이날 정 추기경을 비롯해 지난달 22일 함께 선임된 전 세계 11개국 15명의 추기경들이 서임식을 가지며, 이로써 한국은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 공식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정 추기경은 서임식에 앞서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생명존중과 청소년의 참다운 삶 등 국민 전체가 가정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겠다”면서 “교황을 보좌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일 역시 새 추기경으로서의 자신의 임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국력 신장이 안됐으면 복수 추기경이 안나왔을 것 ”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서임식을 앞둔 소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정치사회 문제와 관련해 정 추기경은 “정치 경제 교육 등 각 분야의 지도자들과 관계 정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국가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 안전보장 같은 주로 육신(肉身) 분야에서 지도자의 임무를 수행하지만 영혼의 평화가 있어야 행복하다”면서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 선교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6자 회담만 봐도 우리의 의지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북한 내 성직자 존재 여부도 확인 안되는 이런 현실에서 북한 선교를 이야기하기가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남북 화해와 관련된 추기경의 역할에 대해서도 “6·25전쟁 때 쌍방이 비인도적인 행위를 했을 것”이 라며 “우선적으로 서로 잘못한 것에 대해 뉘우치며 보상하고 마음이 열려야 대화가 되고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서임식이 끝난뒤 25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새 추기경들의 공동 집전으로 추기경 서임 축하미사를 봉헌하며 27일 교황을 다시 알현한 뒤 30일 귀국한다. 

    평화방송 TV는 24일 서임 예식을 생중계한 데 이어 25일 오후 6시부터 열린 서임 미사도 바티칸 현지로부터 위성 생중계했다.[바티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