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명박 지원사격 본격화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이 시장 문제에 거리를 뒀던 한나라당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대한 지원사격 방침을 밝혔기 때문.

이 시장과 한나라당은 여권의 파상공세에 대한 대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무엇보다 이 시장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선을 그어왔던 한나라당이 이 시장 방어에 적극 개입함에 따라 일방적인 여권의 정치공세 분위기도 반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나라당의 입장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사퇴 등으로 인해 이 시장 문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 시장에 대한 지원사격을 펼칠 경우 자칫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

한나라 "여당 정치공세 정면대응하고 이 시장 적극 지원하겠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같은 입장을 뒤집고 이 시장 보호에 나섰다. 여권의 계속되는 정치공세를 그냥 둘 경우 당의 유력한 대권후보 중 한 명인 이 시장이 상처입는 것은 물론 지방선거를 앞둔 당으로서도 이를 조기에 차단해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열린당이 테니스 논란을 지나치게 침소봉대하고 과장되게 부풀려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며 "이해찬 전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회동으로 불거진 정경유착 의혹을 희석시키기 위한 방편이며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략적인 공격이라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위법사실이 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권력실세 비리의혹들에 대해서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있던 국가 청렴위원회가 갑자기 야단법석인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청렴위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팩트는 다 나왔고 도의적인 문제에 대해 시장이 사과하고 수습을 위해 조기 귀국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며 "이제부터 여당의 정치공세에 정면대응하고 논평 등을 통해 이 시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여당과 검찰 청렴위가 총동원돼 이명박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고 여당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사실관계를 떠나 당으로서 맞서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난 대선때 설훈 20만불 사건과 김대업 사건 기양건설 사건 등에서 봤듯이 여당의 정치공세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허무맹랑하고 고약한지 아는 이상 그냥 둘 수 없고 두 번 당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 측도 더 이상 해명차원이 아닌 법적대응을 통한 맞공세를 계획하고 있다. 발언을 자제하던 이 시장 측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인터뷰 등을 통한 맞대응을 시작했다. 

"검찰고발, 오히려 잘됐다. 수사통해 사실밝히는게 이로워"
"이번 사태 보며 과거 이회창 죽이기 연상된다"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이 시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두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인영입니다'에 출연해 "황제테니스라는 참 재미있는 말을 만들었다"며 여당을 비꼬은 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과거 이회창 죽이기가 연상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두 차례 대선을 거치면서 이회창 죽이기를 시도했고 또 성공을 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고 주장하던 의원들도 법의 처벌을 받고 정치를 그만두게 됐다"며 "우리는 그 사실을 다 기억하고 있고 (이번 문제도)그런 일환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열린당의 검찰고발에 대해서도 "아주 잘된 일이라 생각된다"며 "검찰에서 공식적으로 수사를 하다보면 다 사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그래서 검찰수사를 통해 철저하게 사실을 밝히는 것이 이롭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우 당시 테니스를 쳤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알다시피 평소 4시간밖에 안자고 일하시는 분"이라며 "휴일도 내내 일만 하시는 분이고 그 당시는 특히 버스교통개편 때문에 한달 내내 나와서 일하셨다. 더구나 폭우가 쏟아지니까 휴일근무도 하고 새벽근무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은 없을 것 같고 비리 의혹도 전혀 없다"며 이 시장을 옹호한 뒤 "여당에서 의혹을 부풀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태근 정무부시장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이명박 시장이 취임 초부터 3억원에 가까운 매달 월급을 전혀 받지 않고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고 있고 그게 한 3억원 되는데 그런 분이 무슨 2000만원을 공짜로 테니스를 치겠느냐"며 "이게 뇌물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은 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학교용지를 자신의 결재로 등기 건물이 아닌 가건물 형태로 건설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잠원동 실내 테니스장과 관련해서도 정 부시장은 "(열린당이)건축법 위반문제를 자꾸 말씀하시는데 건축법을 잘 몰라서 이런 발언을 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지나친 정치공세로 보여진다"며 불쾌함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은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의)정치공세로 과거 대선을 앞두고 병풍문제를 만들었던 김대업씨 사건을 연상시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여당의 공세에 의혹을 제기했다. 또 여당의 검찰고발에 대해서도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불거진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하루빨리 이 문제를 신속히 조사해 사실을 밝혀주기 바라고 적어도 지방선거가 시작되는 5월 초 전까지는 분명히 밝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