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 사수를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이번 5·31지방선거를 통해 확실한 호남의 맹주로 자리잡아야 하는 만큼 양측의 신경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열린당 정동영 의장은 21일 지도부를 비롯한 당직자들을 대거 이끌고 여수를 방문했다. 여수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 의장은 정책간담회를 통해 '익산-순천간 전철 복선화사업 2010년 완공'과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 지원'등을 약속했다.

    그러자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 의장이 여수를 방문해 내놓은 공약이 선심성 공약일 뿐 새로울 게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 의장이 정부가 이미 발표해 시행하고 있는 공약들을 마치 새로운 것인 양 발표하며 호남지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열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정 의장이 '국민과의 정책데이트'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돌며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가운데 어제 호남을 방문해 웃지 못할 일까지 만들어 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대변인은 "어제는 열린당이 총출동해 돌아선 호남민심을 잡는다고 여수를 방문해 2010년까지 익산-순천간 복선화를 완공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며 "정작 익산-순천간 복선전철화는 이미 철도공사에서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중에 있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 지원'을 거론하며 "직접적으로 여수엑스포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재원조달 계획 등은 한 마디도 없고 이미 잡혀있는 주요 SOC사업을 마치 새로운 것인 양 포장해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 선정도 못하고 있는 마당에 열린당의 여수엑스포 지원 공약은 '빌 공(空)자' 공약(空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오죽하면 정 의장이 실업고를 방문하기 위해 급조한 실업고생 특별전형 문제가 당내에서부터 반발을 사고 있겠느냐"고 비꼬았다.

    이 대변인은 "정 의장이 전국을 돌며 남발하고 있는 공약이 졸속적이고 즉흥적으로 발표하거나 이미 잡혀있는 사업계획을 마치 새로운 것인 양 포장하여 발표해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정 의장은 더 이상 국민을 현혹하는 공약을 남발하지 말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