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자유민주연합과의 통합 첫날 부터 '통합 부작용'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13일 김학원 전 자민련 대표를 비롯, 12명 당직자들의 입당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첫날부터 5·31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자민련 출신 공천신청자들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기대하고 있는 일부 자민련 출신 지방선거 공천신청자들이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통합을 이유로 자신들의 한나라당 공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일부 공천신청자들은 자민련 이규양 전 대변인의 이름을 도용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국회기자실에는 자민련 이규양 전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와 차은수 전 자민련 서울시당위원장 명의의 성명서가 배포됐다. 내용은 한나라당이 자민련과의 통합정신을 살려 이번 지방선거에 자민련 출신 후보를 공천해달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변인 명의로 배포된 성명서에는 "한나라당은 통합정신을 살려 자민련에도 여성 배려케이스로 양천구청장에 이영애 여성출마자를 배려해 주기 바란다"며 "자민련 여성은 왜 내정 발표하지 않느냐. 통합정신을 살려 자민련 여성출마자(이영애)를 빠른 시일 내에 내정 발표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차 전 위원장 명의로 배포된 성명서에도 "서울에서 (자민련 출신에게)단 한 명도 공천을 주지 않는다면 서울시 지구당위원장 전원은 통합에 불복할 것이며 5·31 지방선거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선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민련 출신 구청장 공천신청자인 이영애(양천구) 차일호(서초구) 정순주(구로구)씨의 공천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전 대변인과 차 전 위원장은 모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보도자료"고 반박했다. 이 전 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차 전 위원장도 "전혀 몰랐다. 자민련이 없어졌기 때문에 서울시당도 없다"며 성명서 내용을 반박했다.

    그러나 이 전 대변인과 허 전 위원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보도자료가 배포된 데 대해 한나라당은 매우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아무런 조건없이 통합한다고 했는데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자민련출신 사람들의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자민련과 통합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자민련과의 통합으로 인해 연일 곳곳에서 터지는 한나라당의 공천잡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