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내 서울시장 후보자들이 한시가 급한 자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을 보이는 당 지도부를 향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5·31지방선거에 대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이 마감됐음에도 구체적인 당내 경선일정 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외부인재영입론’까지 끊임없이 제기되자 불안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자인 홍준표 의원은 10일 “당 지도부의 신중함이 지나쳐 전국의 수십만 당원들과 수천 후보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며 “경선 일정과 경선 세부규정을 하루빨리 확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한나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시장 후보자들간의 토론회를 개최해줄 것을 요청했다.

    홍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후보등록기간이 전례 없이 긴 9일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당의 외연을 넓히고자 하는 의도이외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믿었기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신중함이 지나쳐서인지 후보등록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선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경선 자체를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경선 일정과 경선 세부규정 만큼은 하루 빨리 확정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원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후보들은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각 언론매체에서 여당 후보 띄우기가 한창인데 한나라당 중앙당은 강 건너 불구경”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중앙당에 위임한 사항에 대해서조차 규정을 만들지 않음으로써 공천신청 후보들이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후보들은 아직 경선본부 개소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고 이메일조차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중앙당은 하루빨리 관련 규정을 마련해 후보들의 손발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당은 4월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후보를 숨겨 두었다가 짧은 시간 안에 특정인을 대중적인 스타로 키울 모든 수단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야당은 경선 과정 자체를 이벤트화 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후보를 담금질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책 대결의 장이 마련되지 않다보니 당을 같이 하는 동지를 겨냥한 네거티브 캠페인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상적인 일정을 진행하고 정책 대결을 권장해 후보들이 부도덕하고 탈법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에 당 지도부가 경선 일정과 세부 규정을 확정해 줄 것과 ‘후보간 토론회’를 개최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홍 의원은 외부인재영입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공직선거 후보 공천 때 ‘당에 헌신한’ 사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정도”라며 “당이 어려울 때 꿋꿋이 당을 지킨 사람을 배제한다면 한나라당은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다”고 ‘영입론 불가’ 입장을 재확인 했다. 그는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여당의 술수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등록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우리 후보 키우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