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이숙제는 못될지언정 ‘제2의 김혁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의를 표명한 이해찬 국무총리 후임으로 거론됐다는 보도가 나온 한나라당 소속 이의근 경상북도지사에게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공개편지를 보내 이 지사가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민선 경상남도지사를 세번 연임하고도 지난 17대 총선 직전 총리직 제의를 받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김혁규 당시 경남지사의 ‘전례’를 따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김혁규 의원을 '대역 죄인'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형렬 부대변인은 8일 ‘상앙과 이의근’이라는 제목의 편지로 “전국시대 위나라 상앙은 그 재능이 뛰어나 군주의 시기를 사 진나라로 쫓겨 간 뒤 진나라의 재상이 됐고 조국 위나라를 함락시켰지만 결국 모반혐의로 처참히 죽었다”며 “이 지사가 총리직을 수락한다면 상앙이 진나라 재상이 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그는 “왜 이 정권이 이 지사를 총리로 기용하려 하겠느냐. 2007년 대선에서 이 정권의 취약지인 대구·경북 포석용 아니겠느냐”며 “정치를 하나도 모르는 문외한이 봐도 이런 정도의 전략적 포석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지사가 총리직을 수락한다면 한나라당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 또다시 한나라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과 도민 그리고 동지들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역사는 이 지사를 국민의 대의를 추상과 같이 받든 탁월한 행정가로 기록하기 보다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국민의 염원과 동지를 배반한 대역 죄인으로 기록하지 않겠느냐”며 “백이숙제는 못 될지언정 제2의 김혁규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