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차출된 장관들의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7일부터 '국민과의 정책데이트'란 명목으로 전국 16개 지역을 돌며 선심성 정책을 발표해 '사전선거운동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열린당은 이날부터 대전·충남지역을 시작으로 '지방순회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해당지역의 민원을 청취하고 관련 정책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정동영 의장은 행사 첫날 대전을 방문해 호남고속철도의 충남지역 정차역 신설을 위해 '공주역'(가칭)의 신설 추진을 약속했다. 이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지원 대책'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책투어 첫날부터 '사전선거운동' 논란이 촉발됐다. 특히 한나라당의 반발이 거세다. 한나라당은 "정동영 의장이 민생투어를 가장한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정책투어 중단을 주장하고 나섰다.

    차출장관 이어 정동영 의장 정책투어도 '사전선거운동' 논란 촉발

    이재오 원내대표는 7일 주요당직자 회의를 통해 "열린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관권사전선거운동에 열중하고 있다"며 "장관들을 차출하고 당 지역행사에 출마장관을 대동해 내려가고 이런 것들을 볼 때 열린당의 선거전략은 불법 관권사전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민생투어를 가장한 정동영 의장의 사전선거운동이 도를 넘고 있다"며 "여당이 지역을 돌며 발표하는 공약들은 정부가 이미 발표한 공약을 재탕 삼탕하는 것으로 마치 새로운 것인 양 하고 있고 불확실한 선심성 공약을 내쏟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장은 "지금 장관들이 사전선거운동으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데 다시는 이런 제2의 고발사태가 나지 않도록 엄중경고한다"고 성토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 의장이 꺼낸 '한나라당 10년 지방부패권력 심판론'카드에 대해 맹공을 쏟아냈다.

    이 원내대표는 "지방부패권력 10년은 노무현 권력과 김대중 권력을 합하면 10년이고 부패권력은 노무현 정권"이라며 "열린당의 선거전략은 알겠는데 지금이라도 그런 철없는 선거전략으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이성을 찾아라"고 충고한 뒤 "이동네 저동네 다니며 이소리 저소리 하는 건 집권여당이 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부패한 곳은 지방이 아니라 중앙"
    "정동영 노인폄하 이어 지방폄하"

    허태열 사무총장도 정 의장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허 총장은 "정동영 의장이 이번 지방선거를 10년 부패한 지방권력에 대한 심판이란 테마를 잡고 강변하고 있다"며 "이는 다수의 지방자치단제장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한나라당의 공천자들을 겨냥한 정치꼼수"라고 비판했다.

    허 총장은 "만일 정 의장 주장대로 지방자치가 부패했다 하더라고 지방자치 민선 10년 중 7년은 열린당의 전신인 민주당과 국민회의 단체장이 더 많았다. 지금 한나라당의 자치단체장이 더 많기 때문에 지방이 부패한 양 오도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따라서 10년 지방권력부패에 책임이 있다면 열린당에 있고 부패한 권력은 지방자치가 아니라 오히려 중앙정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원의 징계·시정조치도 중앙정부가 881건인 반면 지방자치단체는 267건이었고 추징된 예산도 중앙정부가 1960억 자치단체 58억, 비리고발 공무원 숫자도 중앙정부가 35명인 반면 지방자치는 15명이었다"며 "정동영 의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이는 지난 총선때 노인폄하발언에 이은 지방폄하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정동영 의장과 이 총리를 포함한 장관들의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정책 발표와 지방 나들이 그리고 선거운동예비 행위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최근 준비없이 급조해 남발하는 것 몇 가지만 봐도 그렇다"고 꼬집었다.

    이 부대변인은 "예산확보가 가능하고 실질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높은 공약 즉 메니페스트로 운동에 동참 한다고 사진 찍는 이벤트는 잘하면서 실제로는 허무맹랑하거나 공무원을 동원해 급조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선거에 임박해 쏟아내는 여당의 선심정책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