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사학법개정안에 대해 사학계 인사들은 물론 법조계 인사, 교육전문가들이 일제히 ‘사학법 개정안은 사학의 자율성을 중심으로 고쳐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회장 조용기) 산하 사학윤리위원회(위원장 이세중 변호사)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선진 사학 교육체제 모색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사학계의 발전과 자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명현 서울대 철학과 교수(사학윤리위원, 선진화정책운동 공동대표)는 ‘선진 사학교육체제의 모색’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인류 문명사에서 타율보다는 자율, 강제보다는 자발성이 살아있을 때 인간 능력이 극대화됐다”며 “그러나 정부는 모든 학교에 평준화 제도 등을 강제해 사학이 사학 고유의 교육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여권이 전체 사학을 비리 집단으로 몰아가는 상황에 대해 “그동안 ‘반칙의 명수’가 사학에만 있었단 말이냐”며 “우리 사회에서 '빛과 그림자'는 보편적인데도 유독 사학에만 비리가 존재하는 것처럼 목청을 높이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학의 자율 경영과 투명 경영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한때 야간 통행금지제도가 없어지면 밤에 도둑이 들끊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도 했지만 통행금지가 풀리고 난 뒤 그 전보다 안전한 세상이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강경근 숭실대 법대 교수는 ‘개정 사학법의 법률적 문제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사학은 이미 1974년 고교평준화 이후 학생 선발권과 등록금 결정권을 박탈당해 사실상 국공립학교가 됐다”며 “사학법의 개방형 이사제 등은 그나마 남아있는 학교법인의 의사 결정권 자체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학법 개정은 사학의 자유가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방법에서 접근해야지 국가가 사학을 감독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되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조전혁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대표도 사학의 자율성과 교육의 자유경쟁을 강조하며 “공·사립학교가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상품을 생산해 교육 소비자로부터 선택받는 ‘교육슈퍼마켓’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교육의 기회균등이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사학 비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사학법이 개정될 명분을 사학들이 제공하지는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최고위원이 참석해 사학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학 경영자들과 국회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재개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면 좋겠다”며 “사학계가 좋은 안을 제시하면 사학법 재개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사학계의 위기가 사학의 자율성을 확보할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