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8일 치러지는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과 관련, 당권도전 출마자를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공식 제기되면서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핫이슈로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 대상자로 거론된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이 열린당 당원들 조차도 통합론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열린당 당원들은 16일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을 통해, 전당대회 경선 국면에서 후보자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경우 민주당과의 통합론 제기가 자칫 당 운명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는 판단 하에 통합 반대에 사생결단의 의지마저 내보이고 있다.

    아이디 ‘대흠무’는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이후 중도개혁 세력 대통합’을 주장한 임종석 의원을 겨냥, “임 의원이 지역주의 기생세력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들먹거렸다”면서 “이런 작태는 제2의 김민석과 같은 발상”이라고 발끈했다. 그는 이어 “지역주의 기생세력 한나라당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하면서 “창당정신을 훼손하고서는 결코 민주평화세력을 결집시킬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당원 ‘연못골’은 “우리 당이 왜 창당됐는지조차 이해 못하는 석두(石頭)가 아니고서야 민주당과의 합당 운운할 리가 없다”면서 “정치개혁과 참여민주주를 표방한 그 근본을 망각한 채 야합과 밀실정치를 일삼으신 분들이나 민주당으로 꺼지십시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짜라투스‘는 “지역주의의 중독증세는 고치기가 쉽지 않다. 열린우리당이 지역당으로 전락하는 날, 그날이 바로 당의 사망일”이라고 했으며 아이디 ’a4518'은 “그 더러운 입 다물라”고 발끈했다.

    통합의 대상자로 거론된 민주당도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남의 당을 들먹이면서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며 정치도의상으로도 어긋나는 일이다. 우리는 없어질 당과는 절대 합당을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더이상 자신들의 잔치판에 민주당을 안주감으로 내놓지 말라"면서 강력 비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열린당의 일부 전대 출마자들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들먹거릴 때 마다 “진정으로 통합을 원한다면 분열행위에 대한 반성과 열린당의 해체가 선행되어야 하고 친정인 민주당으로 원대복귀하면 된다”고 했다. 애초 민주개혁세력을 분열시킨 데 대한 책임이 열린당에 있는 만큼 분열에 대한 자기반성과 열린당 해체를 선행한 후에라야 어떠한 통합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열린당원들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통합론은 당내 최대 계파인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장관이 다소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데다가 전대 경선국면시 후보자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 될 경우 얼마든지 ‘태풍의 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당 내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통합론자인 염동연 의원이 “나는 정·김 두 고문 모두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전대 이후 합당수임기구를 만드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데다가 이화영 한병도 의원 등 친노직계 그룹인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의 이상기류도 감지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