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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들은 새해 첫날에 약속이나 한 듯이 국민 생활이 향상되고 경제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기차타고 평양 갔으면 좋겠다는 새해 덕담을 쏟아냈다. 전직 대통령들의 이러한 새해 화두를 듣고 매우 실망했다. 그래도 한때 나라를 이끌었던 통치권자들의 한마디가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줄 의미가 있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예의 그러했듯이 경제가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말과 더불어 평양 기차여행하고 싶다는 말 뿐이었으니 더 할 말은 없다. 지금은 한마디로 대한민국 안보의 위기이자, 정체성의 위기이며, 대한민국 법치의 위기에 놓인 위난의 시대다.
2006년은 말잔치만 무성하고 덕담이나 나눌 그러한 만만한 시대는 아닌 것 같은데… 전직 대통령 중에 어느 분하나 국가위기의 본질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씀도 없었다는 것이 왠지 서글프게 느껴진다. 몸을 사리시는 것인지 아니면 위기의 본질을 모르시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새해 화두가 온통 경제와 기차여행으로만 집중됐다.
물론 경제가 잘된다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야 없겠지만… 전직 대통령들은 국가가 위난에 처해있을 때 무엇보다 과거에 수행했든 국정 경험을 통해서 오늘을 조명해 보는 혜안과 통찰력으로 국가의 위난을 타개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라도 주실 법 했는데… 그래서 2006년 새해를 맞이하여 전직 대통령들의 화두는 무엇인가 국민에게 의미 있는 것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국민들의 가슴은 답답함으로 끝난 것 같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민이 희망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고, 생활이 향상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다른 사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다들 자기 위치에서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한다면 나라가 부강해지고 경제도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올해는 나라가 융성하고 경제가 더욱 잘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기차를 타고 평양에 갔다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외국으로 휴식 차 출국했다고 한다.
기차타고 평양가고 싶다는 소망은 매우 김대중 전 대통령다운 표현인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해 덕담이 고작 “평양을 향한 노래”란 점에서 우리를 매우 슬프게 한다.
지금 국가는 사학법 저지를 위해서 야당이 엄동설한에 장외로 나와서 투쟁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국가가 처해있는 위기의 본질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전직 대통령들의 새해인사를 들으면서 대한민국에는 진정한 위기가 왔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웬일일까? 마치 전직 대통령들이 예민한 현실 정치문제는 적극적으로 피해나가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국가의 정체성과 안보가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말하는 분도 없었을까?
남과 북이 60년 이상이나 체제경쟁과 더불어 이념대결을 계속하고 있고 더욱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후부터 사이비 좌파들의 준동이 이 대한민국의 산하를 어지럽히고 국기를 흔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귀감이 되어야 할 전직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경제, 경제만 말씀하시고 또 한분은 평양기차여행 운운하고 게시니 이 대한민국에는 위기가 없다는 말인지 아니면 보신 때문에 말씀을 못하시는 것인지 의아할 뿐이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듣고 싶어 하는 새해 화두는 공자(孔子) 말씀이 아니라, 위기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다.
전직 대통령들의 신년 화두가 위기의 본질을 피해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그만큼 2006년이 국가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대령연합회 사무총장·대변인 양영태 (전 서울대초빙교수. 치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