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는 물론 스포츠 관련 업무를 해본 적 없는 부산상고 출신의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힌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전 총재의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되자 '낙하산 인사'를 비난하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하마평이 무성했던 신씨의 내정과 관련, 27일 현재까지 대부분의 여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신씨 선임이 공식화하자 ‘야구계 분열’을 우려하면서 현 정부의 인사정책에 크게 반발했다.

    네티즌 ‘김회연’은 “(신씨가) 정치인+부산상고라서, 노 대통령과 친분이 많아서 내정자가 된 것 같아 아주 불쾌하다”며 “KBO 총재가 되려면 진정으로 야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단지 정치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총재를 하려는 의도는 아니냐. KBO는 놀이터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또 ‘강원빈’은 현 정부를 향해 “야구계 지원은 하나도 없으면서 총재자리는 뺏어간다”며 “미친 정부”라고 맹비난했다. 또 ‘유창호’는 “누가 봐도 이건 낙하산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현정부 코드인사, 낙하산인사 이런 말이 많이 들리는데 내가 낙하산이 하수구에 빠지게 구멍 내볼까”라며 현정부의 인사 수준을 비꼬았다.

    ‘Felics’는 “팬들의 대다수는 낙하산 인사를 싫어한다. 팬 여론조사를 실시하라”고 주장하며 “노 대통령이 프로야구에 지원해준 게 뭐가 있다고 총재자리는 뺏어가느냐”고 현정부에 강한 적대감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체육시민연대는 지난 23일 “잇따른 체육계 지도층 인사의 비리사건들은 체육단체장들의 비이성적 권력주의가 한국사회의 기형적 체육구조를 만들어 왔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며 비난성명서를 발표했었다.

    이들은 또 체육계단체장 선임에 대한 최종승인 권한을 가진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권한에는 책임이 뒤따르고 승인과정 역시 철저한 검증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체육계 인사들의 선임과정을 볼 때 직무유기를 범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또다시 문광부의 체육계 지도층 인사 선임에 대한 관리∙감독이 ‘눈 가리고 아웅’ 식에 그칠 경우 정 장관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체육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27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여론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 상황에서 야구계 전문성을 가진 사람도 아닌 신씨를 총재로 왜 임명하려 하느냐"며 "총재 임명은 문광부의 검증과정을 거치고 야구계나 체육인들의 입장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는 지난 11월 보도자료를 통해 새 총재의 요건으로 ▲낙후된 야구장과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한국 야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열정 ▲4년 연속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KBO를 되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마인드 ▲인격과 도덕성 ▲야구인들의 실질적인 행정참여를 위해 야구인 출신 사무총장을 발탁할 수 있는 열린 마음 등을 제시하며 “신임총재의 선정에 대한 논의가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투명하게 이루어져 한국 야구계의 재도약에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KBO는 2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금명간 신씨와 면담을 가진 뒤 새해 1월 3일 이사회에서 그를 차기 총재로 추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