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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1일자 오피니언면에 이 신문 윤창중 논설위원이 쓴 '시론'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길고 긴 한 해였다.
광복 60년의 역사를 평가하는 데 있어 양심적이고 균형잡힌 사유체계를 갖고 있는 국민, 글로벌리즘에 대한 통찰력과 예지력을 갖추고 있는 지혜롭고 개방적인 국민, 과거보다 미래를 향한 열망과 비전으로 충만한 국민은 노무현 정권과 그 추동세력의 간단없는 대한민국 정통성 해체작업을 지켜보면서 파란만장한 한 해를 또 보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돌을 던지는 배은망덕의 시대정신에 맞서 불면의 밤을 보내며 필설로 대항한 애국적이고 정의로운 시민세력, 유행이 지난 낡은 오리털 파커를 꺼내 입고 서울 시청앞 광장으로 뛰쳐나가 태극기를 흔들었던 올드 선진화 세력. 여기에 대한민국사(史)에 개안(開眼)을 시작한 젊은 세대가 한 손엔 자유민주주의를, 다른 한 손엔 시장경제의 경전을 들고 국가중심세력이라는 ‘저항 편대(編隊)’를 형성해 투쟁하지 않았다면 나라는 벌써 끝장이 났을 것이다.
이들 ‘국가중심세력’은 이제 저항과 반격의 355일을 보내고 올해도 열흘을 남겨 놓고 있다. 결과는 ‘국가중심세력’의 거대한 승리이고, 노 정권의 초라한 패배로 한 해가 정리되고 있다.
조국을 떠나 피눈물을 흘리며 독일의 막장에서 미래를 캐내고 병원에서 피고름의 빨래거리를 세탁했던 개척세대의 위대한 ‘애국정신’, 베트남 전장과 중동의 열사에서 그 뜨거웠던 청춘을 희생했던 노병 세대의 ‘도전정신’, 양심적인 시민과 공직자들의 흔들리지 않는 ‘저항정신’, 여기에 지적 세계의 지평을 넓혀가는 젊은 세대의 신사조(新思潮). 열린우리당의 0대27 완패와 국민 80%가 현 집권세력의 재집권을 반대하는 지경에 이른 것은 ‘국가중심세력 편대’가 비판과 저항을 멈추지 않은 ‘예봉의 업적’이다.
보수 우익을 수구 꼴통으로 매도했던 친북·좌파·반미세력의 유능한 선전선동술에 휘둘려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고 회의하고 자괴했던 국민들이 자신들의 세계관, 가치관, 인생 경영방식에 하등의 오류가 없음을 재확인한 ‘자기확신’, 그리고 용감하게 “나는 보수 우익이다”고 외치는 시민이 늘어난 보수 우익의 ‘외연확대’는 올 한 해 대한민국의 사회사적 대변화다.
당연히 ‘열린우리정권’은 그 막강한 정치 권력과 놀라운 선전 선동술을 총동원해 ‘국가중심세력 편대’를 겨냥해 무서운 반격을 가해 올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국가중심세력 편대’와 대한민국 체제에 도전하는 ‘주체사상 맹동주의 세력’과의 치열한 사상전(思想戰)은 결코 피할 수 없다.
우선 ‘국가중심세력 편대’는 국내 ‘주체사상 맹동주의 세력’이 광복이후 60년간 호시탐탐 구축해온 ‘활동 인프라’를 무력화하는 데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정권의 안팎에 산재해 있는 수구좌파세력,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빌려 ‘망종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는 강정구류의 삼류 김일성 맹신 그룹, 방송과 전교조내의 맹목적 친북·좌파·반미세력, 그리고 시민과 노조를 빙자한 전문 운동꾼 세력과 한총련 등의 인적 네트워크와 구조물을 분명한 목표로 삼아 이를 철거하는 데 역량을 총집중해야 한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코드화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일탈에 대해서도 한 치의 방관이나 양보를 해선 안된다.
보신주의와 기회주의에 탐닉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선 더 이상 탓할 게 아니라 ‘국가중심세력 편대’ 내의 일각 정도로 자리매김시키면 된다. 다름아닌 ‘국가중심세력 편대’가 범국민적 운동 차원으로 거대한 물결을 일으키며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는 한나라당에 또 기대를 해본들 실망만 커지고, 괜히 사상전을 맡겼다가 나중에 땅을 칠 우려가 있다. 국민이 나서야 한다.
내년 한해 ‘좌파 맹동주의 세력’의 인프라가 더욱 공고해지고 이들이 기승을 부리도록 방치한다면 ‘열린우리정권’의 집권은 영구화된다. 치열한 사상전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된다. 국민 속에서 철저히 고사시키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
우리 후손은 어떤 나라에 살게 될 것인가. 내년 사상전에서 ‘국가중심세력 편대’의 성패에 달려 있다. 내년은 그 길고 긴 싸움에서 이겨야 할 한 해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