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강경 일변도인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무효화 투쟁에 대해 당내에 잠재돼 있던 우려의 목소리가 박근혜 대표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표출됐다. 이미 성명서를 통해 사학법의 이념논쟁 변질을 우려한 ‘이단아’ 고진화 의원이 또다시 소신발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고 의원은 14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작은 문제를 침소봉대 하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한나라당이 귀를 열어야 한다”며 “전투복 바지가 등장하는 그런 정치시대는 이제 종결돼야 한다”고 박 대표를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고 의원은 “요즘 박 대표가 가끔씩 치마를 안 입고 바지를 입고 오면 한나라당 구성원들이 전투복 차림이라고 한다”며 “전투복 바지는 대결주의를 상징환다. (투쟁이) 과도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40% 지지율에 육박하다 보니 너무 과도하게 그것을 당에 대한 대중적 신뢰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이번 과정에서 절차상 아주 작은 문제점부터 지적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이념적 정체성 문제로 논리적인 설명 없이 뛰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상대방과의 결투 통해 지지계층 결집하려는 박 대표 방법은 전략적 오류”

    그는 박 대표가 사학법 무효투쟁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상대방과의 결투를 통해서 지지 계층을 결집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이번에 한나라당의 특정 계층을 결집시키려는 것 같은데 40%에 육박한 지지를 받는 정당이 지지층을 좁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전략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이어 장외투쟁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소속 의원들이 과반수에 육박한다며 “투쟁방침이 당일 결정되고 논리적 비약이 있어 구성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확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잘못하면 국민들과 큰 거리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문제는 앞으로 대통령 선거 등과 관련해 당이 어느 세력을 대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갈림길”이라며 “어느 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전략적인 관점에서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 회원이 개방형이사 되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워”

    고 의원은 또한 사학법 개정으로 전교조가 사학을 점령할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당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사학법 개정과 이념 문제를 억지로 꿰맞추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금까지 당에 어려움이 닥치거나 여당과 합의가 잘 안되면 통상 정체성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내가 보기엔 논리적 비약이 크다”고 비난했다. 그는 “개방형 이사에 현직 교사는 배제돼 있고 추천 주체인 학교운영위 내에 전교조 교사가 6%밖에 안돼 전교조가 들어갈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복수추천제도를 도입해 전교조 회원이 사학의 개방형이사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며 “일부 과도한 이념적인 사람들이 전교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교조는 80,90년대에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고 전교조를 호평했다.